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금성 Sep 05. 2024

시가 될 이야기


속절없다는 글의 뜻을 아십니까  
창가에 서린 입김이 흐려지듯
떠나가는 뒷모습이 스러져갑니다


서늘해진 손끝으로
뿌연 유리가 맑아지기 전에
당신을 그리다 멈춥니다


얼룩진 눈을 부벼 보니
창밖의 겨울은 녹고 있는데
남은 건 흐릿한 발자국뿐입니다


하염없다는 글의 뜻을 아십니까
창가에 머문 숨결을 가둔 채
익숙했던 앞모습을 써 내려갑니다


신지훈 - 시가 될 이야기


흐린 창가에 기대어 당신을 기다립니다.

속절없이 희미해지는 기억을 더듬으며 당신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변해가지만, 익숙했던 그 미소는 여전합니다.

그렇게 당신이 남긴 흔적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 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