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ff J's Note XI
문의 높이는 얼마가 되어야 할까요?
1. 문의 높이
인간공학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께서 하신 질문이다.
"잘 한 번 생각해 봐요. 문의 높이는 얼마나 되어야 할까요?"
반사적으로 사람 키의 평균을 생각했는데, 그러다 아..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교수님께서는 추가 질문을 하셨다.
"사람키의 평균만큼 하면 될까요? 아니면 70% 정도 혹은 90% 정도 하면 될까요?"
2. 의자의 크기
똑같은 수업에서 조별로 과제를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우리 조는 우리 학교 교통량 시뮬레이션을 했다. 차단기를 통과하는 차량이 하루에 15,000 정도 되고, 그 중에 3,000 여대가 공사 관련 차량이라서 너무 놀랬던 기억이 있다. 공사하는 걸 보지를 못했는데 말이다.
그 때 다른 조에서는 의자를 설계해서 냈다. 그런데 받침대의 크기를 무릎까지의 길이로 해서 만들었다. 가만히 있을까 하다가 그렇게 하면 앉았을 때 등받이에 닫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 불편하고, 오금까지의 길이로 해야 허리를 기대면서 앉기에 편할 것 같다고 지적을 했다.
모든 사람이 불편함 없이 들어올 수 있게 문은 높이는 높아야 하지만, 의자의 경우에는 반대로 좀 작은 듯 해야 더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다.
3. 강의
100명 이상 듣는 대형 강의를 하면 별 사람이 다 온다. 일단 자는 학생이 있고, 친구들과 잡담하는 학생도 있고, 창 밖을 보며 딴 생각을 하는 학생도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컴퓨터로 게임을 하는 학생도 있고, 미드를 보는 학생도 있고.... 물론, 대부분의 학생들은 열심히 수업을 듣고 고개도 끄덕거리고 필기도 열심히 한다.
이렇게 다양한 학생들이 있다고 했을 때 누구한테 맞춰서 수업을 해야 할까? 지식 전달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사실 학교에서 원하는 내용만 전달하면 된다. 주차에 맞춰서 내용을 구성하고 해당 내용을 책을 보고 읊던지 칠판에 쓰는 강의를 하던지 아니면 좀 더 정성을 들여서 파워포인트를 만들어서 강의하던지 상관이 없다. 즉, 강의를 듣는 사람의 강의 수용도는 고려변수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과목을 듣고 학생들에게 뭐라도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달라진다.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선수과목을 안 듣고 온 학생들까지 캐어할 건지 아니면 선수과목을 들은 학생들 만을 대상으로 할 건지에 따라서도 난이도가 크게 달라진다. 과제를 낼 때도 이론을 이해하는 수준 정도를 요구할건지 아니면 응용까지 포함해서 완결된 보고서를 요구할 건지에 따라서 체감하는 난이도는 크게 달라진다.
4. 결론
우리 회사 식당 사장님께서는 60%의 사람을 만족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계신다고 한다. 사람 입맛이 다 다르고 또 기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반 조금 넘는 사람만 만족시켜도 만족하신다고 한다. 교육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쨌든 귀한 시간을 할애해 준 것 만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이나 의자를 만들 때처럼 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는 끊어내고 가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