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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운학교네트워크 Jan 10. 2023

교육의 미래,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시론을 대신하며 / 서길원

  AI, 에듀테크 등의 용어가 학교 교육에 깊숙이 들어온 교육의 대전환기에 교육의 미래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서길원 선생님의 생각을 듣는 이 자리에 대한 설렘이 큽니다. 아래로부터 그리고 학교 내부로부터 총체적 교육개혁 운동을 고민하고 혁신학교의 시작에 함께하셨기에 새로운 전환기, 교육의 방향에 대해 평상시에 생각하고 있는 것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교육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무엇을 먼저 고민해야 할까요?

  저는 지금이 바로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미래는 현재가 누적되어 쌓아가는 것이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새로운 학교 운동을 하면서 우리가 했던 실천이 정책으로 만들어지고 전국 학교 혁신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AI, 에듀테크가 들어오면서 지금까지의 운동 방식과 교사의 생존 방식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과거의 경험에 갇혀 생각하지 않았나 반성해야 합니다. 지금 교육의 전환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교육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과거 학교개혁을 벗어나 새로운 방식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학교개혁과 교실개혁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개혁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스쿨디자인21은 ‘새로운 학교’의 모태였습니다.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을 하다가 작은 학교를 넘어 도심에서 학교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확장성을 고민하였습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혁신학교가 시작되었고요. 하지만 10여 년이 흘러 혁신학교도 한계를 보였습니다. 작은 학교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혁신학교가 탄생한 것처럼 우리는 혁신학교의 한계에 대해 제대로 분석할 수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혁신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관주도적으로 IB 교육, AI 맞춤교육 등 외국의 사례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해 왔으나, 우리나라의 입시제도의 현실과 그간 학교 교육과정 혁신 정책에 대한 성찰 없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는 학교 현장에서 혁신 교육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과 도전 없이 그간 혁신 교육의 관행에 안주한다면, 위로부터 개혁을 위한 제2의 5·31이 시작되었다는 우려기도 합니다.

혁신학교의 한계와 대안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혁신학교 4대 과제는 학교 정상화를 바탕으로 창의적 교육과정으로 가기 위한 과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특히 교육과정에 대한 과제는 교육과정 정상화를 넘어 교육과정 다양화, 교수학습의 다양화까지 연결되어야 하는데 이점이 가장 미흡했던 부분이고 정책적 한계를 드러낸 부분입니다. 특히 혁신 교육 3기에서는 학력 향상, 맞춤교육 등 학습의 다양화와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담론을 이끌고 이를 중심으로 현장 새로운 혁신 활동가를 발굴하고 동력으로 삼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주도적인 장학행정이 아니라 교과교육연구회, 거꾸로 수업, 미래교실 등 교실 단위 여러 수업 실천이 학교 단위 운동과 결합하는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기존의 네트워킹 모델을 가지고 교실 단위 실천이 이식되는 것이 아니라 교실 단위 운동과 학교 단위 운동의 공통성을 찾으면서 교육과정 다양화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혁신 교육을 넘어 미래 교육의 담론을 쏟아내는 현시점에서 IT 관련 교실 단위 혁신전략을 공격적으로 구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MZ세대 교사에게는 교육의 가치로 교사의 소명을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젊은 교사들과 함게 에듀테크, IT분야 교실 단위 운동과 학교 단위 운동을 함께 이어가면서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공존입니다.


 교육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이 시점에 새로운학교네트워크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새넷은 크게 세 가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합니다. 

  첫째, ‘우리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현재 우리는 근대교육 100년의 끝 지점에 와 있습니다. 그리고 5.31 교육개혁(1995년) 이후 30년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5.31 교육개혁의 핵심은 국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자율화였습니다. 하지만 교육의 역동성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관료주의는 그대로 두고 성과주의를 도입하여 오히려 책무성이 약화 되었다는 것이 핀란드와 큰 차이점이죠. 물론 학교 자치와 학교 민주주의에서는 많은 부분 변화가 있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남한산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때, 학교 다양화 논쟁을 벗어나 학습 다양화와 학부모와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 등 사회운동화 전략을 고민하였고, 이것이 제대로 적중하였습니다. 5.31 교육개혁의 학교 다양화 정책은 실패하였고, 학습 다양화 전략으로 혁신학교의 시작점이 되기도 하지만 이후에 자유학기제, 고교 학점제 등 제도를 열어가게 됩니다. 초창기 혁신학교 단계에서는 연수를 통해 활동가를 양성하고 혁신학교 모델화 전략이 필요했지만, 이는 혁신학교의 일반화와 확산의 중요한 수단이 되었으나, 이후 학습 다양화를 가로막는 결과를 낳게 되기도 합니다.

  둘째,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입니다. 지금의 혁신학교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학교 조직을 유지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학교 네트워크가 되어야 공립학교에서 지속성이 가능합니다. 학생 맞춤형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다양화의 다양한 시도 앞에서 교사의 내부적인 실천보다는 외부 강사가 투입된 위탁형 교육, 편의주의에 빠졌다는 지적과 함께 동시에 학습 성취관리에 대한 교사의 내적인 책무성은 약화 되었다고 봅니다. 현재 교육에서 AI 도입은 진보와 보수 상관없이 담론화되었고, 학력 향상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에듀테크 등의 흐름은 교실 간의 우열을 야기하고 학습공동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기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학교 안 학습공동체를 통해 ICT활용을 통해 학생맞춤형 교육에 대한 실천을 공유하고, 피드백 등 평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학생의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도구적 전략을 찾아야 합니다.

  셋째,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입니다. 전환기에는 ‘왜’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검증되지 않은 정책과 사례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고 ‘변화’ 곧 ‘두려움’이 되기도 합니다.

  변화는 오늘의 축적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설렘이 있어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누군가 만들어낸 특별한 이론, 특별한 사례를 이식하기보다, 내일을 위해 지금 해야 하는 일,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도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이 곧 함께하는 일이 되고 지속 가능한 학교 변화의 시작입니다. 내가 학교 단위, 교실 단위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새넷에서 공유하면서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면서 교실 단위 운동과 학교 단위 운동, 나아가 학교 네트워크가 학습 네트워크로서 촘촘히 연결되고 공유하며 만들어가는 다양한 교육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운동성은 저절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학교네트워크는 선생님들을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까요?     

  새로운학교네트워크의 역할은 첫째, 교육의 담론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담론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연구와 결합하여 정책역량을 높이고 길잡이로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IB 교육, 에듀테크와 AI 교육뿐만 아니라 혁신학교 단위에서는 풀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과제, 시스템, 리더십 등에 대한 연구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의 확충이 시급합니다. 둘째, 전국단위의 다양한 새넷 선생님들의 실천사례를 공유해야 합니다. 플랫폼을 통해 교육과정 다양화 사례, 교수학습 다양화 사례 등을 유목화시켜 새넷 선생님들의 교육과정 다양화, 교수학습 다양화 노력이 축적되고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소수의 학교 넷 활동가에 의존도가 높고, 연수 활동 등 오프라인 중심의 조직을 다양성과 지향성을 중시하는 교실 네트워크 중심의 온라인 조직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학습과 연수방식의 변화를 통해 운동성 복원과 전문성 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모델화, 일반화 방식은 통하지 않습니다. 강사 중심의 연수가 아니라 누구나 자신이 학습한 것을 재능 기부형식으로 공유하고 연결해주는 방식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영역별로 잘하는 분야를 발전시키면서 사람을 기를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2023년 시작을 여는 새넷 웹진의 첫 시론을 서길원 선생님과의 대화로 열어보았습니다. 미래 교육을 시작으로 새로운학교네트워크의 방향성과 조직의 방향성까지 폭넓게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전 산업사회에서 겪어보지 못했던 정도로 빠른 속도로 사회 전반적으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교육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이런 전환기 시점에 교육을 이끌고 갈 수 있는 교육의 가치, 교사의 역할은 정말 중요합니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전략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해주신 서길원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2022 겨울호 목차

들어가는글_2022 새넷 겨울
1. 시론
2. 이슈 & 포럼
3. 특집
4. 전국넷
5. 수업 나누기 & 정보 더하기
6. 티처뷰
7. 이 책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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