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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이비누 3시간전

불안아 이젠 나를 놔줘

올해 개봉한 영화 ‘인사이드 아웃 2’에서는 감정의 하나인 불안(Anxiety)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는 감정들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불안은 적절하게 작용할 때, 미래를 준비하고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비하며 우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감정들 사이 균형이 무너지고, 불안이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되면 철로를 이탈한 기차처럼 겉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영화 속 한 장면에서 기쁨(Joy)은 불안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Anxiety…you need to let her go.”(불안아 이제 라일리를 놔줘)

https://youtu.be/jjEJFOJUilI


불안이 상황을 지나치게 장악하게 되었을 때, 그 감정을 놓아주어야 한다는 의미였죠. 하지만 우리는 실제 삶에서 불안을 그렇게 쉽게 놓아줄 수 있을까요?




불안이 만드는 악순환


의학에서는 우리 몸의 반응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넘어간 것을 ‘vicious cycle(악순환)’에 빠졌다 라고 표현합니다. 불안은 더 많은 걱정을 만들어내고, 그 걱정은 또 다른 불안을 낳습니다. 마치 작은 불씨가 커다란 산불로 번져가는 것처럼, 적절히 통제되지 못한 불안은 점점 더 큰 감정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냅니다.

우울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울한 감정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무기력하게 하고, 그 무기력은 더 깊은 우울로 이어집니다. 결국 불안과 우울의 악순환은 우리의 삶을 잠식하며, 혼자만의 힘으로는 벗어나기 힘든 상태에 이르게 합니다.




불안은 통제되지 않으면 우리를 삼킨다


우리는 때로, 의지와 상관없이 불안이 나를 점점 더 안으로 끌어당기는 것을 느낍니다. 처음에는 그저 작은 걱정이었을 뿐인데, 어느 순간 그 걱정은 나의 하루를 지배하고, 나아가 삶의 방향마저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불안은 우리가 해야 할 일과 즐길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결국 모든 것을 압도합니다.

이런 상황에 놓였을 때, 우리는 흔히 스스로 그 감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좀 더 강해지면 괜찮아지겠지.” “조금만 참으면 나아질 거야.” 하지만 이미 소용돌이 속에 들어가 버린 감정은 우리의 힘만으로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손을 내밀어라, 도움을 청하라


불안이 나를 잠식하지 않도록 하는 첫 번째 방법은 스스로 감정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지금 나는 불안하다. 이 불안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죠.

그러나 때로는 이런 자각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감정의 소용돌이가 이미 만들어졌다면, 혼자의 힘만으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도움을 청하는 용기입니다.

그 도움의 손길은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으며, 때로는 의사일 수도 있습니다. 가까운 이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솔직히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하세요. 심리적 지원을 통해 우리는 불안의 소용돌이에서 점차 벗어날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불안을 벗어나는 첫걸음


불안은 삶의 일부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불안은 찾아오며, 적절히 작용하면 유익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불안이 나를 통제하기 시작할 때는 멈추고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불안은 내 삶을 잠식하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나를 깨우기 위해 찾아온 감정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불안을 다루는 우리의 태도입니다. 불안을 적절히 인식하고,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며, 그것이 지나가도록 기다릴 때 우리는 불안을 넘어서 다시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기쁨이 불안에게 했던 말처럼, 때로는 불안에게 말해야 합니다.


“Anxiety…you need to let me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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