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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산자락에서

by 김추억
2024.07.24 폭염 속 용궐산에서

<여름의 산자락에서>

올라가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


그늘 없이 작열하는 평지를

얼른 통과하고 싶은 사람들뿐이지.


다리에 단단한 근육 하나 없이

내리막을 타는 사람은 알고 있지.


오르막 보다

내리막이 더욱 곤욕스럽다는 것을.


결국 산은 거의 모든 순간이 힘들다고

어느 등산객이 결론지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등산객은

산의 모든 순간을 한사코 품고 다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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