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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부재중, 그 어디에도 남편은 없었다.

by 아크하드

2024.04.23. 일기장


아이들을 키워 본 엄마들은 다들 알 것이다.

초등학교, 어린이집을 다니는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매년 3월에서 4월이 바쁘다.

아니 대체로 엄마들만 바쁘다.


지난 열흘간의 아이 둘 스케줄에 의해 움직였던 행적들을 되짚어 봤다.





( 1일 차 ) 4월 13일 토 : 아빠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 만나러 감 / 엄마 아이들이랑 벚꽃 나들이

( 2일 차 ) 4월 14일 일 : 아빠 감자심기 시댁 소환 / 엄마 아이들이랑 인라인 스케이트장

( 3일 차 ) 4월 15일 월 : 아빠 출근 / 엄마 컴퓨터 인터넷 선 연결 - LG유플러스 기사 방문

( 4일 차 ) 4월 16일 화 : 아빠 출근 / 엄마 둘째 정기 상담 차 어린이집 방문

( 5일 차 ) 4월 17일 수 : 아빠 출근 / 엄마 둘째 문화센터 상담 및 등록

( 6일 차 ) 4월 18일 목 : 아빠 출근 / 엄마 첫째 초등학교 건강검진 지정 병원 동행

( 7일 차 ) 4월 19일 금 : 아빠 출근 / 엄마 둘째 첫 문화센터 수업 발레 동행

( 8일 차 ) 4월 20일 토 : 아빠 회사사람 결혼식 참석 / 엄마 아이들 집에서 케어

( 9일 차 ) 4월 21일 일 : 아빠 출근 / 엄마 아이들이랑 실내 동물원

(10일 차) 4월 22일 월 : 아빠 출근 / 엄마 둘째 영유아 치아 검진 차 치과 방문


1일 차 어쩌다 보니 벚꽃 나들이를 위해 홍대까지 갔다가 10일 차 치과까지

그 어디에도 남편은 없었다.

참으로 아이 둘과 힘차게 달려온 열흘이구나 싶다.

< 이 날도 회사 근처 주말 나들이 갔다가 회사 급호출로 중간에 일하고 온 신랑 >


정신없던 열흘이 지나가고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이틀 후 첫째 공개수업 참여차 초등학교 방문 스케줄이 잡혔다.


매일 둘째 키즈노트에 첫째 하이클래스 알림장에

엄마에게 득달같이 울리는 알림음 때문에 정신없고

나의 다이어리는 아이돌 버금가는 아이둘 스케줄 빼곡함에 정신이 혼미하다.


물론 애아빠도 어쩔 수 없다는 걸 안다.

아이들 건사하기 위해 가장으로서 회사에 몸 바쳐

일요일까지 출근한 신랑 입장을 왜 모르겠는가.

아빠는 밖에 전쟁터에서

엄마는 안에 전쟁터에서 임해야 한다는 것

각자 전장에서 뛰면 된다고 왜 생각 못하겠는가~~~


하지만 나도 일한다고!!!


물론 다른 워킹 맘들에 비해 편한 프리랜서라

시간조율이 가능한 재택근무지만

첫째 등교 둘째 등원 후

하루에 세네 시간 노트북 작업

그리고 점심을 먹고

집안일 한두 시간 하면

둘째 하원 시간이다.

아이 둘 집에 오면 그때부터는 또 본격 아이들과 전쟁 시작!!

저녁 먹이고 씻기고 이빨닦이고 책 읽어주고 잠자리에 들면

그제야 귀가하는 신랑.


범죄현장이 끝나면 나타나는 경찰차 사이렌 소리처럼

육아현장이 끝나면 들리는 신랑의 현관비밀번호 누르는 소리.


그나마 평일에는 학교,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에

내 시간이 있어 정신을 좀 차리를 수 있는데

신랑의 부재가 생긴 주말에는 온종일 내가 봐야 한다는 것에 내 체력과 정신력에 이상증세가 생긴다. ㅠㅠ


4월 14일 일요일,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싶다는 첫째 요구에 신랑 없이 집 근처 스케이트장에 아이 둘 데리고 갔다가 영혼까지 털리고 결국 처음 본 사람에게 헛소리 시전을 하는데 그 썰은 다음 주에 풀겠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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