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크하드 May 09. 2024

남편은 부재중, 그 어디에도 남편은 없었다.

2024.04.23. 일기장


아이들을 키워 본 엄마들은 다들 알 것이다.

초등학교, 어린이집을 다니는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매년 3월에서 4월이 바쁘다.

아니 대체로 엄마들만 바쁘다.


지난 열흘간의 아이 둘 스케줄에 의해 움직였던 행적들을 되짚어 봤다.





( 1일 차 ) 4월 13일 토 : 아빠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 만나러 감 / 엄마 아이들이랑 벚꽃 나들이

( 2일 차 ) 4월 14일 일 : 아빠 감자심기 시댁 소환 / 엄마 아이들이랑 인라인 스케이트장

( 3일 차 ) 4월 15일 월 : 아빠 출근 / 엄마 컴퓨터 인터넷 선 연결 - LG유플러스 기사 방문

( 4일 차 ) 4월 16일 화 : 아빠 출근 / 엄마 둘째 정기 상담 차 어린이집 방문

( 5일 차 ) 4월 17일 수 : 아빠 출근 / 엄마 둘째 문화센터 상담 및 등록

( 6일 차 ) 4월 18일 목 : 아빠 출근 / 엄마 첫째 초등학교 건강검진 지정 병원 동행

( 7일 차 ) 4월 19일 금 : 아빠 출근 / 엄마 둘째 첫 문화센터 수업 발레 동행

( 8일 차 ) 4월 20일 토 : 아빠 회사사람 결혼식 참석 / 엄마 아이들 집에서 케어

( 9일 차 ) 4월 21일 일 : 아빠 출근 / 엄마 아이들이랑 실내 동물원

(10일 차) 4월 22일 월 : 아빠 출근 / 엄마 둘째 영유아 치아 검진 차 치과 방문


1일 차 어쩌다 보니 벚꽃 나들이를 위해 홍대까지 갔다가 10일 차 치과까지

그 어디에도 남편은 없었다. 

참으로 아이 둘과 힘차게 달려온 열흘이구나 싶다.

     < 이 날도 회사 근처 주말 나들이 갔다가 회사 급호출로 중간에 일하고 온 신랑 >


정신없던 열흘이 지나가고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이틀 후 첫째 공개수업 참여차 초등학교 방문 스케줄이 잡혔다.


매일 둘째 키즈노트에 첫째 하이클래스 알림장에

엄마에게 득달같이 울리는 알림음 때문에 정신없고

나의 다이어리는 아이돌 버금가는 아이둘 스케줄 빼곡함에 정신이 혼미하다.


물론 애아빠도 어쩔 수 없다는 걸 안다.

아이들 건사하기 위해 가장으로서 회사에 몸 바쳐

일요일까지 출근한 신랑 입장을 왜 모르겠는가.

아빠는 밖에 전쟁터에서

엄마는 안에 전쟁터에서 임해야 한다는 것

각자 전장에서 뛰면 된다고 왜 생각 못하겠는가~~~


하지만 나도 일한다고!!!


물론 다른 워킹 맘들에 비해 편한 프리랜서라

시간조율이 가능한 재택근무지만

첫째 등교 둘째 등원 후

하루에 세네 시간 노트북 작업

그리고 점심을 먹고

집안일 한두 시간 하면

둘째 하원 시간이다.

아이 둘 집에 오면 그때부터는 또 본격 아이들과 전쟁 시작!!

저녁 먹이고 씻기고 이빨닦이고 읽어주고 잠자리에 들면

그제야 귀가하는 신랑.


범죄현장이 끝나면 나타나는 경찰차 사이렌 소리처럼

육아현장이 끝나면 들리는 신랑의 현관비밀번호 누르는 소리.


그나마 평일에는 학교,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에

내 시간이 있어 정신을 좀 차리를 수 있는데

신랑의 부재가 생긴 주말에는 온종일 내가 봐야 한다는 것에 내 체력과 정신력에 이상증세가 생긴다. ㅠㅠ


4월 14일 일요일,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싶다는 첫째 요구에 신랑 없이 집 근처 스케이트장에 아이 둘 데리고 갔다가 영혼까지 털리고 결국 처음 본 사람에게 헛소리 시전을 하는데 그 썰은 다음 주에 풀겠다.

 To be continue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