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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말 Aug 26. 2024

사랑받을 만한 사람 '나는 배웠다'

오마르 워싱턴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일     

     

나는 배웠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임을     

     

삶에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곁에 있는가에 달려 있음을 나는 배웠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다음은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함을 나는 배웠다     

     

삶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린 것임을     

     

또한 나는 배웠다     

     

무엇을 아무리 얇게 베어 낸다 해도     

거기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함을 나는 배웠다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 시간이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두 사람이 서로 다툰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님을 나는 배웠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두 사람이 한 가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를 수 있음을     

     

나는 배웠다     

나에게도 분노할 권리가 있으나     

타인에 대해 몰인정하고 잔인하게 대할 권리는 없음을     

내가 바라는 방식대로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 해서     

내 전부를 다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 아님을     

     

그리고 나는 배웠다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 하더라도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것과     

내가 믿는 것을 위해 내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나는 배웠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을     

     



이 시는 지각을 차리게 하는 시다.  

가슴에서 뜨근하고 울컥한 감성이 잠시 올라왔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깨우고 행동까지 하라고 유도한다.  


대가 없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사람을  외형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 

상황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이런 것들을 실행하려면 우리에게는 끊임없는 지각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고 것을 주는 것에 익숙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은 언제나 뒷전이며, 

나를 기쁘게 하고 나를 감동시키는 사람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가난한 게 죄인가?라고 했을 때 

아니라고 하면서 막상 내가 그 상황에 처하게 되면 

죄책감이 들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한 사람이 평생 막노동으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았음에도

입고 다니는 옷이나, 살고 있는 곳이 누추하다고 해서 

그를 죄인이라고 부를 수 없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이해 없이 그를 죄인 취급한다. 


또 우리가 그렇게 매주 로또를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로또 한 장으로 인생 한 방, 대박을 노리는 도박의 심리,  

그리고 그 심리의 바닥에는 

외형적으로 번듯하게 살아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 아니던가.  


반면에

내면을 가꾸고 인격의 수준을 높이는데 투자하기란 

살아봐서 알지만 쉽지 않다


돈이 없어도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고,

큰 것은 둘째치고 사소한 것에 분노하지 않으며,

내 감정이나 감성에 입각한 삶을 살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사람의 설자리가 줄어드는 이 시대에서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한 삶을 살아가기로 작정하고,

지각의 끊임없는 연습을 하는 사람만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노력한 만큼 

이 시의 구절처럼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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