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고 싶지 않네요
끝도 없는 생각이 밀려드네요
후회와 안타까움 미련 같은
몹쓸 감정들도 함께 오네요
쉬이 오지 않는 잠 구걸하는 깊은 밤
누구의 잘못인지 가려주면 좋겠네요
비난이나 자책이 오히려 편할 듯해요
엉클어진 가슴 끌어안고 얼핏
설익은 꿈 속으로 스며드네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며
홀연히 떠나는 당신과 그 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내가 있네요
발바닥은 얼어붙고 목소리는 잠겨서
단말마의 신음도 나오지 않네요
가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는지
잘 가라고 전하고 싶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네요
꿈에서 깨어나면 당신의
뒷모습조차 보이지 않을까 봐
두 눈 꼭 감고 당신의 흩어진
그림자 자락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흔적 하나라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놓지 못하네요
눈을 뜨고 싶지 않네요
속도 없이 마알간 태양이
엄습하는 소리 들리네요
당신 없는 또 다른 아침이 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