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불면의 꿈

by 리좀

깨어 있고 싶지 않네요

끝도 없는 생각이 밀려드네요

후회와 안타까움 미련 같은

몹쓸 감정들도 함께 오네요


쉬이 오지 않는 잠 구걸하는 깊은 밤

누구의 잘못인지 가려주면 좋겠네요

비난이나 자책이 오히려 편할 듯해요

엉클어진 가슴 끌어안고 얼핏

설익은 꿈 속으로 스며드네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며

홀연히 떠나는 당신과 그 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내가 있네요

발바닥은 얼어붙고 목소리는 잠겨서

단말마의 신음도 나오지 않네요

가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는지

잘 가라고 전하고 싶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네요

꿈에서 깨어나면 당신의

뒷모습조차 보이지 않을까 봐

두 눈 꼭 감고 당신의 흩어진

그림자 자락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흔적 하나라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놓지 못하네요

눈을 뜨고 싶지 않네요

속도 없이 마알간 태양이

엄습하는 소리 들리네요

당신 없는 또 다른 아침이 오네요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17화새로운 이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