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잉 베스켓: Hanging basket
삼 년 전, 고향 친구들이 먼 길을 찾아왔을 때
웰컴 인사로 행잉 베스켓과 베고니아 화분을 들였다.
지붕 밑 처마에 걸고, 잔디밭 한편에 늘어놓자
집 앞이 작은 정원처럼 빛났다.
물을 주기만 하면 서너 달 동안
웃음을 건네던 그 꽃들.
그날 이후, 봄이면 어김없이
나는 행잉 베스켓을 산다.
짧은 계절이지만,
그 찰나의 화려함이
해마다 내 마음을 수놓는다
아슬아슬 너의 숨결
연지곤지 찍어내는
곡예사의 운명처럼
태양 아래 붉게 피고
바람 따라 춤을 추며
유예받은 서너 달
짧디 짧은 생을 건다
지붕 밑, 처마 끝
샛방살이 너의 인생
시원한 빗줄기와
잎새마다 조우하고
해를 이고 품은 정열
지는 노을 내려앉아
붉디붉게 물들인다
낙하조차 못한
아찔한 너의 꿈
동그랗게 매달려
빛나는 찰나
쪽빛하늘 받쳐 들고
가을을 재촉하며
공 굴리듯 웃고 있는
어릿광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