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풍경 11

행잉 베스켓: Hanging basket

by 도린

삼 년 전, 고향 친구들이 먼 길을 찾아왔을 때

웰컴 인사로 행잉 베스켓과 베고니아 화분을 들였다.

지붕 밑 처마에 걸고, 잔디밭 한편에 늘어놓자

집 앞이 작은 정원처럼 빛났다.


물을 주기만 하면 서너 달 동안

웃음을 건네던 그 꽃들.

그날 이후, 봄이면 어김없이

나는 행잉 베스켓을 산다.


짧은 계절이지만,

그 찰나의 화려함이

해마다 내 마음을 수놓는다



아슬아슬 너의 숨결

연지곤지 찍어내는

곡예사의 운명처럼


태양 아래 붉게 피고

바람 따라 춤을 추며

유예받은 서너 달

짧디 짧은 생을 건다


지붕 밑, 처마 끝

샛방살이 너의 인생


시원한 빗줄기와

잎새마다 조우하고


해를 이고 품은 정열

지는 노을 내려앉아

붉디붉게 물들인다


낙하조차 못한

아찔한 너의 꿈

동그랗게 매달려

빛나는 찰나


쪽빛하늘 받쳐 들고

가을을 재촉하며

공 굴리듯 웃고 있는

어릿광대여!



4월 말에서 10월까지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행잉베스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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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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