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서울의 큰 보물 중 하나 ‘한강’
풋풋하게 시작하는 연인, 서로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 단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년 부부, 애완동물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등 한강은 서울 시민, 아니 서울을 찾은 모든 사람들을 감싸고 있다.
볼을 스치는 바람이 기분 좋은 9월 여의나루역 앞 한강 공원.
나는 너와 서로 어색하게 나란히 앉아 바람에 따라 움직이며 물결을 만들어내는 강을 바라보고 앉아있었다.
“나랑 만나”
같은 벤치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어색해 죽겠는데 갑자기 툭 내뱉는 그의 한마디에 나도 모르게 몸이 순간 굳었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다시 들으니 또 민망하고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지금 만나고 있잖아”
말장난인 척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고 시도했다. 그는 잠시 고개를 기울였다 바로 세우며 다시 말했다.
“정식으로 만나자고”
“너무 성급하지 않아? 좀 더 생각해보고 결정하는 게 좋지 않을까?”
“난 앞으로 더 좋아질 거 뻔하거든, 마음 놓고 널 좋아하고 싶어”
내 말에 그는 바로 대답했다. 직접적이면서도 확실한 의사표현에 난 할 말을 잃었다. 그는 내 쪽으로 몸을 돌려 날 바라봤다. 오후 4시 30분쯤. 해를 등지고 있는 그가 눈부신 빛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는 내 눈을 맞추며 다시 말했다.
“나랑 만나자”
빤히 날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마음이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