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어요. 인정할게요. 난 미친 인간이에요. 그러니 이제 꺼내줘요. 나가게 해 달라고요. 여태껏 내가 부정했기 때문에 나를 가뒀잖아요. 나 이제 부정하지 않을게요. 자해 안 했다고 거짓말도 안 할 거고, 난 환자 아니라고 고집을 피우지도 않을게요. 다 인정하고 시인할 테니 날 여기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부탁 하나만 들어줘요. 어려운 거 아니잖아요. 아니면 언제쯤 나갈 수 있는지라도 알려줘요. 이건 더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해줄 수 있는 거잖아요 충분히. 대답이 없는 이유는 못해주기 때문인가요, 제가 그럴 가치조차 없는 인간이기 때문인가요. 이젠 질문도 의미가 없겠네요. 어차피 모든 경우의 마지막 장은 다 똑같을 테니까요. 그래요. 알겠어요. 이렇게 나오시겠다면, 저도 그러겠어요.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제 시체는 누가 치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