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저질체력으로 유명했던 나는 최근에 드디어 러닝을 시작했다.
물론 전에도 운동을 몇 번 시도했었지만 퇴근하고 바로 운동을 간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강제성을 가져보고자 헬스도 끊어보고 요가도 끊어봤지만, 한 달에 겨우 두 번 가는 불상사가 생겨 결국 그만두었다. 그렇게 나는 "이번 생에 운동은 글렀나 보다", "체력을 기르려고 운동을 하는 건데 운동하려면 체력이 필요하네.."와 같은 생각을 하며 잠시 미뤄두었다.
그런데 요즘 여러 가지 일로 스트레스가 쌓이자 몸에서 이상반응이 오기 시작한 것이다. 거의 한 달 내내 배탈이 났었고, 자도 자도 피곤한 무기력한 느낌이 지속되었다. 분명히 나는 딱히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내 몸이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신호를 보낸 것이다.
배탈이 나는 것의 문제점은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것뿐만 아니라 몸에 힘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장염 걸려보신 분들은 다 공감할 것이다. 그렇게 하루가 조금씩 망쳐지는 것을 느꼈던 난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겠다 싶었다.
내가 제일 먼저 했던 것은 바로 식단 조절이다. 평소에 워낙 단 것을 좋아해 식간에 항상 간식을 먹었다. 초콜릿, 푸딩, 젤리, 과자, 빵 등등 세상엔 맛있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나의 저주받은 위장은 이들을 받아내지 못했고, 특히 유제품류를 먹으면 바로 배가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최근 한 달간은 간식을 아예 끊고 치킨과 피자 같은 음식들 대신에 쌀밥 위주의 식사를 진행했다.
이에 더해 매일 지속되는 피곤함에 진절머리가 났던 나는 집 근처의 호수공원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체력을 기르는 데에는 달리기 만한 게 없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무리하지 않고 집에서 공원에 걸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루틴으로 적응 기간을 가졌다. 매일 저녁 해가 떨어진 같은 시간에 달리기를 시작하자 어느새 자연스럽게 7시만 되면 밖으로 나가게 되었고, 서서히 속도를 높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정말 운동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두 달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운동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운동을 시작하니 다음과 같은 이점을 얻을 수 있었다.
첫 번째로는, 아침에 일어나는 게 쉬워졌다.
아침잠이 워낙 많아 전 날 아무리 일찍 자도 9-10시까지 자는 게 기본이었는데, 요즘은 6시에 알람이 울리면 칼같이 바로 일어나고 있다. 아무래도 운동을 하면 수면의 질이 높아져 깊은 잠을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되는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두 번째로는, 피곤하다는 느낌이 줄어들었다.
부끄럽지만 원래는 항상 "아.. 힘들어"를 입에 달고 사는 인간이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추임새를 하지 않게 되었다. 운동과 식단을 병행하고 매일 같은 시간에 자려고 노력하니 생활습관이 개선되어 이런 연쇄적인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자기 효능감이 올라갔다.
자기 효능감의 가장 강력한 원천은 성공 경험의 축적인데 운동은 이러한 성취 경험을 쌓기 정말 좋은 활동이다. 달릴 때 도파민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지고, 코르티솔 수치가 안정되면서 불안감이 줄어든다고 한다.
운동을 하면 체력이 좋아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영역의 발달로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게 된다.
그동안 주변에서 체력을 기르려면 운동해, 살려면 운동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줄 아니"라고만 생각했던 지난날을 반성한다.
달릴 수 있을 때 달려보자!
마라톤 대회를 나가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