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말 한 마디
개꿈에 의미부여하지 말라는 법륜스님 영상을 봤고 끄덕였고 잠들었다.
그 밤에 꾼 꿈이 다정해서 실컷 의미부여하다 미용실 예약시간 엄수를 위해 어거지로 기상한다.
소 귀에 경 읽기라고,
채비하는 내내 떠다니는 문장 하나를 실컷 무시하며.
남녀를 가리지 않고 머리빨은 지대하다.
헤어업계의 이직 알고리즘를 분석할 정도로 정박할 미용실 내지 헤어디자이너를 만나기 폭폭했던 세월을 지나 점지받 듯 만난 디자이너가 있다.
고객의 외모를 최대치로 상향시킬 능력을 보유한 장인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는 것에 가끔 놀란다.
분명 있으나 숨어 있으니 이들과의 만남은 운명인 것이다.
고급진 인테리어 속 아름다운 헤어디자이너의 실력행사가 있는 동안 내가 할 일은 심플하다.
본 듯 만 듯 남을 스캔하기에 소질이 없는 바,
눈을 감고 차분하고 진득하니 진드기가 되어 앉아 있는 것.
솔솔 잠이 드나 싶을 때쯤 눈을 딱 뜨면 오는 길에 못 본 여자가 조신히 앉아 있는 것이다.
기립하듯 일어나 돈으로 만족과 감사를 표할 생각이었는데 들려 오는 상냥한 음성.
"얼굴이 더 작아지신 것 같아요. 살이 빠지셨나?"
"그럴 리가요. 어제 불닭볶음면을 새벽 4시에 치즈 넣어서 먹고 잤는데욤."
여신 장인님은 웃음을 감추는데 실패한 뒤 덧붙인다.
"되게 예뻐지셨어요."
살면서 지갑을 얼른 열고 싶어서 난리인 때가 얼마나 될 것인가.
오늘 나는 적은 돈으로 외모와 행복을 샀다.
되는 일이 이렇게까지 없어도 되나 싶은 나날.
점이니 행운이니 온갖 신령스러운 것들에 대한 집착을 해대도.
우연히 듣게 되는
기분 째지는 말 한 마디만 못 하더라.
+그것이 직업정신 투철한 장인의 립서비스라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