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남에 대한 다가감의 반동
그의 곁에 서서 풀어 내린 머리카락을 두 뺨을 따라 길게 드리우고, 피로하지 않게 판화 쪽으로 몸을 기울이려고 가볍게 춤추는 듯한 자세로 한쪽 다리를 구부리고는 생기가 없을 때 종종 그러듯 머리를 기울이며 피로하고도 침울한 커다란 눈으로 판화를 바라보는 그녀 모습은, 얼마나 시스티나 성당 벽화 속 이드로의 딸 제포라 얼굴과 흡사했는지, 스완은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는 그녀를 응시했다... 그녀에게서 그 걸작을 다시 발견했다는 데에서 비롯했지만, 이 유사성이 오데트에게도 아름다움을 부여하고 그녀를 더 소중하게 만들었다.
68~70p
집착! 물러남에 대한 다가감의 반동성
질투하는 사람으로서의 나는 네 번 괴로워한다. 질투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며, 질투한다는 사실에 대해 자신을 비난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며, 통속적인 것의 노예가 된 자신에 대해 괴로워한다. 나는 자신이 배타적인, 공격적인, 미치광이 같은, 상투적인 사람이라는 데 대해 괴로워하는 것이다.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에서
그는 문득 오데트 집의 램프 불 아래서 보내는 이 시간이 어쩌면 그 자체의 특별한 용도를 위해 만들어진 시간, 연극 소도구와 마분지 과일을 곁들인 그런 인위적인 시간이 아니라 아마도 오데트 진짜 삶의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그가 여기 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포르슈빌에게 똑같은 안락의자를 내놓았을 것이고, 그가 잘 모르는 음료수가 아닌 바로 이 오렌지 주스를 따라 주었을 것 아닌가? 오데트가 사는 세계는, 그가 그녀를 그곳에 두느라고 시간을 보내고, 어쩌면 그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그런 무섭고 초자연적인 세계가 아니라, 어떤 특별한 슬픔도 발산하지 않는 현실 세계가 아닐까!
195p
"내 마음에 들지도 않고 내 스타일도 아닌 여자 때문에 내 인생의 여러 해를 망치고 죽을 생각까지 하고 가장 커다란 사랑을 하더니!"
33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