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말고 밥집
점빵을 오픈하기 전에 아내와 의견이 대립되었다.
나는 술집을…. 아내는 밥집을….
내가 술집을 내세웠던 가장 큰 이유는 노동강도였다. 밥집은 술집보다 준비시간과 운영시간이 길고,
노동강도가 세다. 더불어 술집보다 객단가가 낮다.
즉, 좀 더 몸 편하게 돈 벌고 인테리어를 삼빡하게 꾸며서 뽀대있게 보이고 싶었던 거지….
(허세지….)
그런 내가 밥집으로 결정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
“밥을 주는 복은 복을 짓는 것이다!”라는 아내의 이말 한마디가 내 뒤통수를 쳤다.
더욱이 아내 왈 “사람들한테 더욱 이로운 일을 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뭐~~ 그렇다고 술이 이롭지 않다는 애기는 아니구~~)
그래 술보다는 밥!
그럼 어떤 밥집?
나를 객관화한다.
첫째, 요리 경력도 짧고, 전공으로 배우지도 않았다.
둘째, 그렇기에 난 객단가가 높은 매장을 운영할 수 없다.(난 쉐프가 아니다.)
셋째, 더불어 내가 조아라 하는 것은 고급지지 않고, 사람들 냄새나는 곳을 좋아한다.
넷째, 결국은 단가가 낮고, 서민적이며, 고급지지 않은 밥집을 해야 한다.
그렇게 시작한게 규동집이다. 규동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면,
규동의 유래는 일본에서도 정확하게 규정짓지 못했다. 다만, 일본에서 소고기를 수입하고부터 규동 덮밥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정도다. 규동이라는 단어사용은 일본의 규동체인점인 “요시노야”가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현재 일본에는 3대 규동브랜드가 있다.
( 요시노야, 마츠야, 스키야 )
요시노야가 원조이지만, 현재는 스키야가 3,000개 이상의 매장 수를 자랑하며 수가 가장 많다.
규동은 한국의 덮밥과는 살짝 다르다. 즉, 한국의 덮밥류는 비벼 먹는 것이 보편적인 것에 비해 규동은 비벼 먹는 것이 아니다. 소고기 간의 베이스가 되는 타래 소스에 살짝 적셔진 밥과 소고기를 번갈아 가며 먹는 음식이다. 물론, 초생강(베니쇼)을 한점 올려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준다.
뭐~~~ 우찌 됐든, 내가 밥집을 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무쟈게 후회가 없고, 행복하기까지 하다라는 거지. 그럼 일단 성공.
오픈하고 3개월은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주중에 퇴근하고 나면 바로 뻗어 잤다. 그러나 지금은 22개월 동안 갈고닦은 일들이 몸에 자연스레 베어져 즐기며 한다. 그러니 이런 글도 쓰고 있는 거다.
무엇보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손님들이다. 장사하면서 손님들 때문에 힘들다고들 하던데, 웬걸? 나는 손님들이 무척 마음에 든다. 간간히 마음에 들지 않는 손님들도 있긴 한데, 무지 극소수고, 대다수 90% 이상
찾아주시는 손님들은 무척 예의가 바르시다.
생각! 깊게 한번 해 봤는데, 이 손님들 때문에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아침 7시 30분에 기상해서 8시부터 음식 준비하고 11시에 오픈하고…. 이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는 거다. 지겹긴 하거든…. 진심~~~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손님들이 찾아올 걸 아니까 힘들어도 매일 하고 있는 거다.
물론, 나 쓸 돈도 좀 필요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