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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Nov 16. 2022

독일에서 강아지와 갈 수 없는 곳 10


남편 생일에 맞춰 주말여행으로 딸내미가 사는 동네를 다녀왔을 때의 일이다.

독일에서는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가족들과 가장 많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산책이다.

동네마다 워낙 공원도 많고 그때는 백화점이나 상점들이 문을 닫아 놀러 갈 때도 구경 갈 때도 딱히 많지 않다는 환경 적인 요인도 한몫할 것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족이 산책을 나가면 말없이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좋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눌 수 있다는 것 또한 더없이 좋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도 그 일요일에 나리까지 데리고 온 가족이 산책을 나섰다.


검색 빠른 큰아들이 딸내미가 사는 기숙사  근처에 식물원이 있다고 했다.

그 당시 이사 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딸내미도 아직 가보지 못했다 하니 마침 잘됬다며 우리는 걸음도 가볍게 식물원으로 출발했다.


그날 날씨도 그전날까지 간간이 비가 내리던 것과는 상반되게 햇살이 눈부시던 가을 날씨여서 더 좋았다.

나리 도 신이 나서 궁둥이를 씰룩이며 걸었고 걷다 보면 햇살 받은 나뭇가지 들 사이로 바람이 불면 예쁘게 노란색 갈색 가을 색으로 물든 낙엽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고는 했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한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독일은 주마다 공공 법규들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강아지에 관한 관련 해서는 기본적인 것은 독일 전체에 포괄 적으로 적용되나 나머지 들은 각 지방자체적으로 주마다 도시마다 자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열심히 걸어서 식물원에 도착했는데 입장료 내고 티켓을 받는 매표소에서 직원 이 우리 집 나리를 보자마자 강아지는 입장이 안됩니다 하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왓?!

아직 표를 사겠다고 말도 하기 전이였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우리처럼 강아지를 데리고 왔다 허탕 친 사람들이 꽤 된다는 이야기되겠다.

우리 동네 식물원에는 리드 줄은 의무화되어 있고 전시장을 제외한 곳은 강아지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

그래서 찾아 볼 생각도 하지 않고 온 가족이 한참을 걸어서 도착했는데 울 나리는 입장 불가였다.

어쩌겠는가 아쉽지만 돌아 나와 식물원이 아닌 근처 공원으로 갔다.


식물원 옆 공원은 짙게 물들어 마치 우리가 가을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이 아늑하고 예뻤다.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산책하는 부부도 인형 같은 손녀의 세발자전거를 잡아 주고 주며 활짝 웃고 계신 할아버지의 모습도 아이의 속도에 맞춰 뛰어다니며 공놀이를 하고 있는 아빠의 모습도 저절로 미소 짓게 했다.

가을 속에 가족과 함께 산책 나온 이들이 모습이 흡사 한 장의 풍경화 같았다.


헤~~ 궁금해유? 궁금하쥬? 궁금하면 간식~!

그날 나리와 함께 갈 수 없는 식물원도 있구나 싶어 조금 당황하기도 아쉽기도 했다.

진작 알아보고 갈걸... 싶은 마음에...

독일에서 강아지와 함께 갈 수 없는 곳들을 검색해 보았다.


독일에서 강아지와 함께 갈 수 없는 곳 10


1. 시청, 시립 도서관 등의 관공서 건물

독일에서 강아지와 함께 갈 수 없는 곳으로는 우선 공공기관의 건물들이 있다.

나리를 입양해 오고 시청 소속의 강아지 등록을 하고 세금을 내기 위해 관청에 갔더니 그곳은 강아지를 전담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강아지 10kg까지의 소형견만 출입이 가능했다.

관청 건물들은 독일 전역이 동일하게 강아지 출입을 제한한다.

2. 학교, 유치원, 동네 놀이터, 체육관

또,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건물들 그리고 유치원 동네 놀이터 체육관들이 강아지 출입 금지다.

예전에 막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는 키우는 유기견 이 한 마리가 학교 건물에 살고 있었다.

얘는 주로 교무실에서 지내고 가끔 교실에서 아이들과 수업을 함께 하기도 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학교에서 시에 특별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선생님들이 강아지가 놀라면 안 되니 조용히 해야 한다는 약속을 받고 수업에 참여시켰는데 아이들이 강아지와 함께 수업을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용히 해서 수업 효과가 배가 됐다는 후기를 교장선생님에게 전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주로 학교 건물들 유리창에는 이미 강아지 출입 금지 표시 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나리를 집에 데리고 온 지 며칠 안되었을 때 까지는 동네 놀이터를 강아지와 지나다니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어느 날 아침 일찍 산책을 하던 길에 무심코 동네 놀이터를 가로질러가는데 어느 아저씨가 조용히 다가와서는 여기 아이들 놀이터라 강아지를 데리고 들어 오면 안 된다고 알려 주었다.

그러면서 나무 밑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던 표지판을 가리켰다

표지판 에는 이 놀이터는 만 16세 미만의 아이들을 위한 곳이다. 강아지와 자전거는 이곳을 지나다닌 면 안된다고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즉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놀이터는 아이들이 마음 놓고 놀고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인 아침 8시부터 20시까지는 어른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도 산책 나온 강아지를 데리고 지나가도 안된다는 말이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2번도 독일 전역이 다르지 않게 적용된다.

3. 수영장, 야외수영장, 체험장, 실내놀이터, 경기장

수영장, 야외수영장, 경기장과 실내 놀이터는 독일 전체가 같고 체험장 들은 주와 도시에 따라 다를 수 있다

4. 마트, 빵집, 정육점 등 식품을 취급하는 곳 

마트 또는 빵집 등 식재료를 판매하는 곳에는 강아지를 동반할 수 없다.

그중에는 밖에 강아지들을 잠시 묶어 두고 견주들이 볼일을 볼 수 있도록 리드 줄을 걸어 둘 수 있는 일명 강아지 주차장이 따로 있는 곳들이 있다

그곳이 아니더라도 독일에서는 강아지를 묶어 놓고 키우는 경우는 없지만 이렇게 잠깐 밖에 묶어 두는 경우는 더러 있다.

마트나 빵집 문 앞에는 종종 리드 줄이 묶여 있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 강아지들을 보게 된다

강아지 주차장

*그런데 재밌는 것은 독일의 카페와 식당들은 대부분 강아지와 동반이 가능하고 물을 가져다준다거나 강아지 간식을 가져다주는 곳도 많다.

5. 공동묘지, 교회, 성당, 수도원, 사원 등의 종교적 건물

종교적 건물 들은 독일 전역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강아지들은 출입 금지

6. 식물원, 동물원, 시립 정원
주마다 도시마다 차이가 있다

식물원, 동물원, 시립 정원 들은 주마다 도시마다 차이가 있다.

강아지 동반 출입이 가능한 곳도 있고 금지되어 있는 곳도 있다.

가기 전에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필요하다.

7. 병원, 약국, 드럭스토어

의료 관련 시설인 병원, 약국, 드럭스토어는 강아지 동반이 금지되어 있다.

이것은 독일 전역이 동일하다.

우리 병원 환자가 아주 작고 까만 아기 라브라 도어를 데리고 온 적이 있다.

약 처방전만 받아 가려고 왔다가 진료를 받게 되어 그동안 병원 밖에서 있어야 하는 아기강아지가 가여워서 직원들이 차례로 나가 보기도 했었다.

또 병원 옆 집 사는 고양이가 오며 가며 가르랑 거리고 인사하더니 어느새 친구가 되어 문이 열리면 은근슬쩍 병원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바람에 난감한 적이 몇 번 있다.

아무리 귀염 뽀짝 해도 출입 금지다.


8. 극장, 연극, 오페라, 뮤지컬 등의 실내 공연장

실외 공연일 경우 강아지 동반이 허용되는 경우들도 종종 있다.

9. 미술관, 박물관, 성 등의 건물 안

미술관, 박물관, 성 등의 야외 전람회 또는 정원 등은 곳에 따라 강아지 동반이 가능하다.

8번 9번도 독일 전역이 동일하다.

10 그 밖의 놀이동산, 가구점, 개인상점 등...

놀이동산, 가구점, 개인상점 들은 도시마다 업체마다 다를 수 있다.

강아지와 동반이 되는 곳도 있고 안 되는 곳도 있어서 강아지 출입 금지 표식이(아래 사진 들)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위에 정보들 중에는 www.hundeerlaubt.de ,www.hundebibel.de 에서 발췌한 내용을 번역하고 묶어서 개인경험과 함께 올렸습니다.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검색해 보세요.

강아지 출입 금지 표 강아지 옆에 문구는 강아지 입장에서 “나는 아쉽게도 밖에서 기다려야 해!”라는 뜻
강아지 출입 금지! 표식
우린 밖에서 기다려~~!
“음.. 강아지 출입금지 생각보다 많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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