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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Jul 29. 2019

나리는 지금 개춘기

강아지들도 사춘기가 있나?


우리집 멍뭉이 나리와 산책을 다니다 보면 오며 가며 다양한 강아지 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그럴때면...

우리는 나리가 첫번째 강아지 이다 보니 모르는 것이 많아 다른 가족 들로 부터 경험에서 얻은 유용한 정보들을 나누어 받고는 한다.


그것이 때로는 동물병원에 관한 것일 때도 있고,강아지와 함께 가기 좋은 산책로가 될때도 있고,

때로는 교육에 관한 것일 때도 있으며 어느때는 사료 나 진득이 퇴치법 등이 되기도 한다.


언제가 부터는 자기네 강아지가 지금 사춘기라 까칠 하다며 강아지 들 끼리 인사는 힘들겠노라며 이야기 하는 분들을 종종 만난.

처음에 그이야기를 들었을때 우리는 "강아지도 사춘기가 있어요?"라고 되물었다.

지금 키우고 있는 라라가 다섯번째 강아지 라는 나딘 할머니는 강아지도 사춘기가 있다며 사람 아이들도 사춘기의 모습이 제각기 다르듯 강아지 들도 차이가 있지만 사람 십대 아이들의 사춘기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대답해 주셨다.


서점에 나와 있는 강아지 사춘기에 관한 책 "도와 주세요 우리강아지가 사춘기에요"
강아지 의 사춘기는 언제 오나 ?


독일에서 아이들을 셋이나 낳아 키우고 막내가 사춘기인 우리집은 17개월된 나리가 4개월때 우리 에게 왔던 그순간 부터 지금 까지의 경험이 강아지 와의 모든 것이라 아직 강아지 사춘기에 대해서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강아지들 가족을 만나게 될때 마다 이사람 저사람 에게 강아지의 사춘기라는 것이 대체 언제쯤 오는지 ?그 춘기가 얼마나 지속 되는지?..그 증상?징후?는 또 어떤게 있는지?무궁무진 금한 것들을 질문 하고는 했다.


게중에는 자신들의 다양한 경험담을 재미나게 설명해 주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고 강아지 들이 서로 맞지 않아 멀찍이 떨어져 서서 책이나 인터넷 에서 찾을수 있는 사이트 등을 알려 준 사람들도 있었다.

어쨌든 산책 하다 만난 다양한 강아지의 가족들에게 얻은 정보에 의하면 강아지 마다 다를수 있고 견종 마다 차이가 있을수 있지만 사춘기란 호르몬 분비가 달라지면서 발생하는 문제 들이라 보통 소형견들이 대형견보다 사춘기가 빨리 오고 여자 강아지 가 남자 강아지 보다 빠른 편 이라고 한다.

그래서 강아지 들은 6개월 에서 1살 반 사이에 춘기발랄 사춘기가 시작 되고 18개월 에서 24개월 사이에 본격적으로 지랄발광의 시기를 겪는다고 한다.

강아지 사춘기 개춘기 증상

어느날....

이미 자기네 강아지가 사춘기를 보냈다 또는 지금 사춘기를 보내는 중이다 라고 하는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 하던 강아지 사춘기 개춘기 증상이 우리 나리 에게도 슬슬  나타나기 시작 했다.1.이름을 부르면 폴짝 거리며 뛰어 오던 강아지 어느날 부터 불러도 오지 않고 들은척도 하지 않는다.

원래 "나리 야!"하고 부르면 놀다가도 요렇게 바람 같이 뛰어 오던 울집 나리가 언제 부턴가 지가 가고 싶은 방향 으로 냅다 달려 나가기 시작 했다.

마치 자기가 한마리 킬리만자로 의 표범 이라도 된것 처럼...

뭐,오리 또는 작은새 들을 발견?하고 쫓아 가려는 경우가 대부분 지만

아무리 불러도 리를 쳐다도 보지 않고 반항끼 뿜뿜 내뿜으며 "나는 내길을 가겠소" 포즈를 취할 때면 정말 대략난감 이다.


2.이성에 관심을 갖는다.

요즘 나리는 산책 하다 저멀리 훈남 멍뭉이가 지나 가기라도 할라 치면 넋을 빼고 쳐다 본다.

똥꼬발랄 놀자고 무조건 들이 대던 애기 때 와는 확연히 다르게 초딩때 짝사랑 하던 짝궁 이라도 만난것 처럼 때로는 아련 하게 또는 기대 안하고 나간 소개팅에서 킹카를 만나 속으로 대박!을 외치고 싶을때 처럼 할렐루야 한 표정으로 말이다.

아놔...니 뭣좀 아는듯...

나리는 지금 개춘기

좌우지당간 날을 거듭 할수록 강아지의 개춘기 때는 요렇게 한다 더라 하는 전형적인 모습 들을 두루 섭렵하던 나리는 (반항,저지래,시크,식욕저하,이성에 대한 삘 충만등)급기야는 우리를 식겁하게 만들고야 말았다.


얼마전 의 일이다,아침 일찍 나리를 데리고 우리는 자주 다니는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이공원 한참 안쪽에는 우리가 비밀의 숲이라 부르는 곳이 있다.그쪽에는 인적도 드물고 강아지 들도 띄엄 띄엄 오고 줄도 풀고 다닐수 있어 우리끼리 조용한 산책을 원하는 날이면 제격인 곳이다.



그런데 여기저기 뛰어 다니며 놀다가도 우리 에게

와서 눈도장 찍고 간식 하나 얻어 먹고 다시 팔랑 팔랑 뛰어 다니던 아이가 아무리 둘러 보아도 보이지 않고 숲속이 쩌렁 쩌렁 울리게 남편과 내가 "나리 야"를 외쳐 보아도 바스락 소리 하나 나질 않았다.

이상하다..어디를 간걸까?...

그시간에 산책 나온 사람들도 없어 혹시 이렇게 생긴 아이가 정신 없이 뛰어 다니는걸 보았는지 물어 볼수도 없고..

나리가 사라져 버린  텅빈 숲속 길을 샅샅이 훑어 내려 갔다.


이길 끝은 막다른 골목이다,저쪽 끝까지 갔다 해도

돌아 나오는 길에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나리가 우리 보다 앞서 뛰어 갔어도 안심 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둘러 보아도 익숙한 동그란 꼬리 도 귀엽게

꼬물 거리며 움직이는 두 귀도 보이질 않는다..


혹시 지난번 처럼 숲에서 토끼 라도 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눈 크게 뜨고 귀를 기울여도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소리 뿐 너무나 고요한 숲 한가운데서

우리는 이러다 나리를 잃어 버리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해 졌다.내장칩이 등록 되어 있어 누군가 우리 나리를 경찰에 대려가 주기만 한다면 다시 찾을 수 있을텐데..지금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할까?

런데..나리가 너무 예뻐서 누군가 데려가서 돌려 주지 않는다면 어쩌나?

우리 나리는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데..

맛난것 주고 가자 하면 신나서 따라 갈텐데...

며칠전 마트 앞에 붙어 있던 강아지를 찾습니다

하는 전단지를 보았던 탓에...

발바닥에 땀나게 나리를 찾아 공원 구석 구석을 뛰어 다니며 그시간 동안 벌어질 지도 모를 일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나리를 찾아 헤매느라 평소 보다 산책 시간이 훨씬 길어져 버려서 그시간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에게 나리를 찾고 있다고 전화를 하기 위해 핸디를 빼어든 순간 이였다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 했다.

모르는 목소리의 아주머니가 내게 물었다

"혹시 강아지 잃어 버리셨어요? 우리가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있어요"

다른 생각할 겨를 없이 "지금 계신 곳이 어딘가요?

묻고는 우리는 그넓은 공원을 가로 질러 정문 앞으로 눈섶이 휘날리게 뛰었다.

사건은 이러 했다. 어느 아주머니 분이 세마리의 강아지들을 데리고 함께 산책을 하려고 공원 쪽으로 오고 있었는데 강아지 한마리가 정문 앞에서 왔다 갔다 하더란다.

주변에 아무도 보이지 않고 ...혹시나 이아이가 함께 산책 나온 가족들과 길이 엇갈려 서로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닐까?걱정이 되어 우선 붙잡아서 자기네 강아지 와 함께 데리고 있으면서 나리 목걸이에 걸려 있던 이름표 뒤에 적혀 있던 핸디 번호로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만약 전화 통화가 안되면 이름표 뒤에 적혀 있는 주소지로 데려다 줄까?생각 했었단다.

얼마나 감사한지....


우리는 지금도 그날 우리 나리가 그고마운 두분을 만나지 못하고 혼자 버스에 전차 까지 다니는 저 큰길 까지 나갔다면 어쩔뻔 했나 가슴을 쓸어 내리고는 한다.

우리 나리..저리 해맑게 웃으며 사고를 치다니..진정 개춘기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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