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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Nov 07. 2019

 월요일의 나이롱 환자들

독일에서 병가란?


독일 사람들이 말하는 우스개 소리중에 월요일 이 는 것이 상관 없는 사람은 정년퇴직한 사람 뿐이다.라는 소리가 있다.

독일은 한국 처럼 야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서비스직 또는 경찰, 소방관, 의료진 등 특별한 직업군들을 제외 한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금요일 오후 부터 주말에 들어 간다.

그럼에도 쉴수 있는 주말 지나 일하러 가야 하는 월요일이 되갑지 않기는 매한가지라는 소리다.  


그중에서도 월요일 이면 병가 때문에 오는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가정의 병원 들은

월요일 아침이 무섭기 까지 하다.


독일에서는 자고 일어났는데 몸이 안좋다 망설일것 없이 직장에 병가를 낸다.

직장에서 일하다 몸이 안좋다 바로 조퇴 하고 병가 처리다.

대부분 직장에서 일년에 받을수 있는 휴가 일자는 정해져 있지만 얼만큼 아프면? 또는 일년에 얼마나? 병가를 내도 된다 라고 정해져 있지는 다. 아픈데 어떻게 일을 하느냐는 거다.그래서 아프면 무조건 병가 처리다.

독일어로 병가를 Krank Meldung 이라고 하는데 그 크랑크멜둥을 하려면 Arbeitunfähigkeit  줄여서 Au아우 부르는 아퍼서 일을 할수 없다는 의사의 확인서 각자 다니고 있는 가정의 병원 에서 진료후 받아다 직장에 내야 한다.


Au아우 받으려고 월요일 아침 이면 가정의 병원 (하우스아르츠트 )에는 아우 진짜! 소리가 저절로나도록 직장인 들로 바글바글 하다.



병가는 예약 불가


누군가 미리 수술 날짜가 정해져 있다던가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미리 아플것을 알고 병가를 받기 위한 진료 예약을 할수는 없다 가령," 제가요 주말이 지나 감기로 아플 예정이니 진료 시간을 예약 하고 싶어요" 라는 경우는 없다는 거다.


그래서 병가를 내려는 환자들은 예약 없이 당일 아침 일찍 병원 문열기도 전에 찾아 와서 기다리고 섰던가 아니면 진료 시작 하는 시간에 오늘 몸이 안좋아 직장에 못나갈것 같다며 병가가 필요 한데 오늘 진료를 받으러 갈수 있냐며 문의 전화를 한다.

그중에서도 월요일은 그숫자가 폭발적인 날이다.

요즘 처럼 감기 환자가 많은 환절기 때는 더더욱...


이번주 월요일 오전 에만 해도 진료 예약된 환자 외에 주말에 아팠다며 직장에 낼 병가를 받으러 온 환자 들이 서른명이 넘었다.

아침 8시 부터 12시 오전 진료 시간에만 말이다.


그렇게...

원래 진료 예약이 되어 있는 환자 들 사이에 이렇게 갑자기 줄선 사람들을 중간 중간에 끼워 넣는 다는 것이 보통 머리털 빠지게 고민 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월요일의 나이롱 환자들

우리 병원 같은 경우 대략 환자 1명당 진료 시간을 15분 에서 30분 을 잡는다.

그러나 어느때는 응급하게 심전도 또는 초음파를 해야할 경우도 생기고 또, 80 이상의 노인 환자분들은 대기실 에서 진료실 로 이동 하시는 시간만 해도 5분은 족히 걸린다.

당연히 진료 시간은 예상 한것 보다 언제나 늘어 지게 마련 이고..거기에 월요일에 병가 확인서 받겠다고 몰려 온 환자들 까지 더하면 복잡하고 정신 없기가 폭탄세일때 백화점을 방불케 한다.


그런데 그중에는  환자들 일명 나이롱 환자들이 많이 섞여 있다는 거다.


다양한 환자 들을 매일 만나다 보니 이제는 얼굴만 딱 봐도 몇마디만 해봐도 이사람이 진짜

아픈 사람인지 나이롱 인지 금방 구분 할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

그도 그럴것이 정말 감기가 심하거나 어디가 아픈 사람들은 주말 내내 광란의 밤을 보내서 아직 술이 덜깨신 얼굴 또일하러 가기 싫어서 어디가 아플 예정인 분들과는 낯빛과 목소리 부터가 확연히 다르다.

독일의 병가 를 위한 의사 확인서는 요렇게 생겼다.
쌩쇼의 전당


우리가 만나고 있는 월요일의 다양한 나이롱 환자들 로는

1.어디가 아픈지 고민 중..

병원에서 병가 확인서를 받아다 직장에 내고 며칠 쉬고 싶기는 한데 딱히 어디가 아프다고 해야 표가 덜나려나 고민 하는 기색이 역력한 나이롱 들이 있다.

그래서 접수처 에서 "어디가 아프셔서 오셨어요? "라고 물으면 몇분간 뜸을 드린다

음....어디가 아픈지 고민 중인거다.


2.자빠진 김에 쉬어 간다. 한번은 어떤 환자가 전화를 했는데 지난주에 손가락을 다쳐 병가 중인데  연장을 했으면 한다는 내용 이였다. 그래서 "네 그러면 몇시 까지 병원으로 진료 오세요"라고 했더니

병가 확인서를 다른 도시 어디로 우편으로 보내 줄수 있냐는 거다.

정리 하자면 손가락이 다쳐 병가라 직장을 쉬고 있는 중에 이 환자분이 다른 도시에 볼일 인지 놀러 인지 알수 없으나 가셨고 그김에 며칠 병가를 더 연장 하려고 확인서를 우편으로 보내 달라는 거다.

"아니,병가 확인서가 무슨 햄버거집 할인쿠폰이니 우편 으로 보내 주게.!"

다친김에 휴가 까지 가신 환자 분의 병가는 당연히 내 선에서 까였다.

 3.집에서만 열이 오른다

나이롱 환자들 중에는 열이 펄펄 났다며 38도가 훨씬 넘었다 또는 혈압이 마구 올라간것 같다며 호들갑을 떠는 경우가 있다.그럼 열 한번 혈압 한번 재봅시다 하면 꿈틀 한다 .

역시나 재보면 36도 8부 혈압 109 집에서는 높았는데...어쩌구 하는 나이롱 들을 향해 "니가 나보다 쌩쌩 하다 이사람아 " 하고 외치고 싶을 때가 많다.


4.요일만 되면 일단 아퍼요

멀쩡 하다 월요일 아침만 되면 어디가 아픈 사람들....하도 수시로 병가 확인서를 받으러 와서 이젠 이름도 다 외운다.지난주에는 머리가 아프더니 이번엔 배가 아프고 설사를 했단다 그먼저는 허리가 아프다 했다.

아주 한바퀴 돌 모양 이다.


5.자다 왔지만 병가가 필요해.

자다 깬것이 분명한 부스스한 얼굴로 동네 슈퍼 샷타 내리는데 뭐 사러 온 사람 처럼 진료시간 끝나서 병원문 닫기 바로 직전 또는 끝난 시간에 헐레벌떡 뛰어 오는 사람들이 있다.너무 아퍼서 누워 있다보니 늦었단다.벨 누를때 보니 넘치는게 힘이던데 말이다.아무리 보아도 응급한 상태가 아니면 친절하게 큰병원 응급실로 가시라 안내 한다.


안그래도 바빠 죽겄는데 병가 확인서 받으려고 온갗 쌩쇼?를 다 하시며 주구장창 월요일 마다 오시는 나이롱 환자 들 때문에 월요일 아침이면 나도 병가를 내고 싶어진다.

병가 확인서는 모두 세장으로 되어 있다.한장은 환자 본인 것 ,나머지 한장은 의료보험 회사에 그리고 직장에 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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