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모습을 사진과 짧은 글로 전합니다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나의 시간도 함께 간다.
햇살이 환한 날,
카페 테라스에서 책을 읽다 문득 고개를 들었다.
"마크 로스코"의 전시회를 얼마 전에 다녀왔는데
그의 그림이 여기에도 있었다.
화담숲의 가을은 화려하다.
그 화려함 속에 씁쓸하게 걷다가 우연히 동생을 만났다.
동생과 찍은 사진만 얼굴이 환했던 기억
내 안과 밖이 극명하게 달랐던 어느 가을날
구례 마을에 들어서는 데
가을 석양빛이 산 머리를 비추고 있다.
벼가 익어가는 논과 마을을 품은 지리산, 언젠간 이곳에 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만 해봤다.
신구대학교 식물원
집 화분에 싸리나무를 키웠었다.
연둣빛의 풍성한 이파리가 좋았다.
어느 가을날,
식물을 좋아한다면서 나무에 붉은 물감을 칠했냐고 누가 말했다.
그때 알았다.
싸리도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든다는 것을.
화성행궁의 밤 풍경을 담장 너머로 보았다.
성곽 산책을 함께 할 사람들을 기다리는 시간,
그 고즈넉한 시간에 나는
그저 보고 있었다.
수원 광교산 입구
벚꽃이 환하게 세상을 밝혔던 이곳에
가을이 오고 있다.
피아골 연곡사 들어가는 길
문 안에 문이 있고 풍경 안에 풍경이 있다.
한껏 물이 든 나뭇잎들이 환하다.
섬진강길을 걸으면
그 고요한 강가를 걷다 보면
바람도 물소리도 멈추고 자박자박 발자국 소리만 들린다.
순천만 국가정원
한때는 마을과 논이었던 이곳.
사람들의 아름다운 신념이 되살린 생명, 자연
그들은 만나고 또 만나고 논쟁하고 대화한 후에
어깨를 걸었으리라.
지리산 피아골
그 붉은 단풍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