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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구리 May 19. 2022

첫인상

‘진짜’ 찾기


[첫인상]


 너와 내가 잘 될 수 있을까? 를 결정하는 시각 3초.

 내 이미지가 평생을 각인될 순간은 바로 지금.


 물론…진짜 모습은 발견하는 데에는 평생을 부드러움만 알았던 조개가 하나의 모래 알갱이를 만나 제 몸을 찢고 불편함을 겪었던 것과 같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첫인상은 분위기, 느낌 등을 정의할 때에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잠깐 나의 첫 이미지, 아니 나라는 사람을 이야기해보자면..._아직 이야기의 초반이기도 하고, 또 이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라기보다는 타인을 그리고 그 삶에 대해 들여다 보고 내가 느낀 점들을 나열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나에 대해서는 딱히 서술한 이유가 없는데, 이 기회를 틈 타 여러분과의 거리감을 좁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_ 딱히 거창하게 자랑할만한 점이 있지는 않고, ‘반전’이 몇 개 있다고나 할까?


 첫 번째 반전은 동생이 둘이나 있는 첫째라는 점. 삼 형제 중 첫째인 아빠네 가족들에게 난생처음 보는 어린 여자 아이라는 위치는 제법 나를 살갑게 만들었다. 아마 위로 오빠를 셋이나 두고 있는 엄마의 영향도 없지 않아 있었겠지.

 

 둘째는 물리 1,2를 선택한 이과생이었다는 것. 또 대학 4년 레드불과 카페인으로 풀 hp를 채워버린 나보다 한참 쪼랩처럼 보이는 디아블로를 때려잡고, 나의 가족들의 안부를 물어주는 친절함이 가득한 소환사의 협곡에서 보낸 공대생이었다는 것. 또한 돌고 돌아 지긋지긋하게 현재도 it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 _나의 전공을 예체능, 인문대라고 추측했던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나에겐 왠지 모르게 나 또한 선배들처럼 예체능, 인문사회대에 대한 로망이 있다. 예를 들면 공과대를 제외한 나머지 단과대에서는 담배 냄새 대신 꽃 향기, 샴푸 냄새가 날 것 같다던지, 사람들의 말씨가 괜히 친절하다던지? 학부 시절 괜히 마음이 지칠 때, 그 근처를 기웃거리며 사람 구경을 했던 것이 아니었다._

지루한 입국심사 끝에, 반전 매력 (필름)

  나에 대한 이야기를 주절 거리고 싶은 수다쟁이로서의 목적도 분명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반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첫째는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나의 네팔행 비행기 티켓은 너무나도 쉽게, 생각 없이 결제가 되었다. 마음의 무게와 걱정은 공항에 도착해서야 더 몸무게를 불렸고 종국에 이르러서는 도망칠 생각도 하게 되었다. 도살장에 끌려 들어가는, 아니 제 발로 들어가는 심정을 알까?

 즐겁고 설레는 마음은 인천공항에서 전부 흩어져 버리고 입국 심사를 받았다. 불을 켜 놓은 것인지 조도가 낮은 것인지 애매하게 밝은, 또 벽지도 페인트칠도 없이 대충 시멘트를 발라놓은 듯한 이 공간에서. 의미 없는 도장이 하나 찍혔구나라고 생각했다.

  터..벅...

                    터..벅...

 느릿느릿 발걸음은 여느 때보다 더 힘없는 소리를 냈다.

 응? 그리고 날 맞이한 네팔은 푸르름. 아니 이건 파스텔 색인가? 온통 따뜻함으로 가득한 하늘이 기다리고 있었다. 노오란 금잔화를 엮어 만든 목걸이를 한 명 한 명 걸어주며, 길었던 여행을 위로하는 프라카스_히말라야 트래킹의 가이드이자 길잡이이자 우리의 친구_또한 그곳에 있었다.

 둘째는 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이면서 동시에 나누고 싶은 부분인데, 지금 당장 이거야!라고 말하기보다는 함께 발견해 나가기를 바란다. 글자들에 묻히고, 문장들에 휩쓸려 나의 여행에 침잠하기를 바라란다.  _약간의 힌트라면... 사람들은 대게 본인이 겪지 못한 혹은 일을 행하기가 쉽지 않은 것에 대해 동경, 넘어서는 숭배를 하기도 한다. 나도 물론 그런 보통의 사람이다. 하지만 이 여행에서 내가 발견한 순간들은 너무나 일상적이고, 익숙한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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