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의 시간> 19화.
"우리에게 신은 눈에 보이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런데 무탄트들은 모습에 집착하는 것 같습니다. 당신들은 눈에 보이지 않거나 모양이 없는 것은 잘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하느님과 예수, 그리고 신은 사물을 둘러싸고 있거나 그 안에 있는 본질이 아닙니다. 모든 것 하나하나가 신입니다!"
참사람 부족에 따르면, 삶과 생명이라는 것은 운동이고, 앞으로 나아감이고, 변화이다. 그들은 살아 있는 시간과 살아 있지 않은 시간에 대해 말했다. 화를 내거나 우울하고 절망스런 기분에 빠져있을 때,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을 때, 그 사람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숨을 쉬고 있다고 해서 다 살아 있는 것은 아니다. 숨을 쉰다는 것은 그를 아직 땅에 묻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일 뿐이다! 세상에는 숨을 쉬면서도 살아 있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고 그들은 말했다.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해 보고, 그것이 어떤 기분인지 아는 것은 좋지만, 현명한 사람이라면 그런 감정을 갖지 않을 것이다. 영혼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을 때, 사람은 연극을 하기 시작한다고 그들은 말했다. 행복과 슬픔, 질투나 고마움 따위가 어떤 기분인지 알기 위해서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경험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워야 하며, 결국에는 어떤 감정이 고통스런 것이고 어떤 감정이 좋은 것인지 깨닫도록 되어 있다.
20. 행복을 전하는 사람 (190쪽)
<무탄트 메시지> -호주 원주민 '참사람 부족'이 문명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말로 모건 지음 | 류시화 옮김
정신세계사
스피노자의 기쁨에 대한 개념은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5년 전에 출간한 첫 책 제목 <우리는 작은 기쁨이다>에 박제했다. 스피노자의 기쁨 중에서도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기쁨과 반대되는 감정인 슬픔, 정념이라는 개념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세계에 슬픔, 정념이란 것이 원래 없다'는 말이었다. 이 말은 오늘 인용한 참사람 부족의 말, '화를 내거나 우울하고 절망스런 기분에 빠져있을 때,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을 때, 그 사람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와 통한다.
스피노자는 <에티카> 4부, 정리 18에서 덕과 행복에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덕의 일차적 기반은 자기 자신을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이며, 행복은 자신의 존재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 견디고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의 성공으로 생명체는 최적의 기능 상태, 즉 기쁨이라는 개념에 도달한다고 보았다.
스피노자의 기쁨은 수동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고 안녕을 추구하고자 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의 성공에서 비롯된다. 나아가 <에티카> 4부, 정리 10에서 '선이란, 다른 사람과 사회 전체의 이익에 연결시켜 주는 우정에 있다'라고 말한다. 기쁨을 위해서는 인간이 처한 곤경을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그것은 자신을 유지하고 세상과 연결되려는 전투적 자세를 갖게 한다.
연재브런치북 <삭의 시간>은 침묵에 대한 내용이니만큼 댓글 기능을 사용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렇게 해보는 것으로 침묵과 말에 대한 실제적인 차이를 느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