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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작가 Jan 24. 2018

어쨌건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건 불가능하다

예전엔 누군가 나에 대해 나쁘게 말하고 다니거나 날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으면 굉장히 신경이 쓰이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래서 혹시라도 내가 뭔가 실수한 게 있는 건 아닌지 혼자 고민에 휩싸이기도 하며 그렇게 모든 잘못의 화살을 나에게로 돌렸다. 때로는 그 사람의 마음을 돌리고 싶어 괜스레 평소에 하지도 않던, 나답지 않은 행동을 하고는 이내 후회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내가 왜 그렇게 스스로 피곤하게 살았나 싶기도 하다. 어차피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제 아무리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인기 있는 셀럽이라 할지라도 정작 그 사람에게 전혀 관심이 없거나 딱히 이유도 없이 그냥 싫다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지 않은가. 



어쨌건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처음 유럽에 왔을 때도 그랬다. 서로 모르는 사이라도 스스럼없이 대하는 여기 사람들을 보며 그에 비해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인 나는 조금 조바심이 났던 것 같다. 그래서 나 또한 처음 본 사람들과 더 과장된 소리로 웃고 들썩이며 그들이 날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으로 봐주길 원했던 것 같다. 그냥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지금 내 모습도 괜찮다고 생각했다면 모든 게 더 편해질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게 한참 동안 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지독하게 나 자신을 괴롭히고 혹사시켰다.  

사람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얻기 위해 일부러 만들어낸, 내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다가간다고 한들 결국엔 내 쪽에서 먼저 지치거나 분명한 건 상대방도 진심으로 마음을 열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은 부족하고 소심하게 보일지라도 진짜 내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줬을 때 비로소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내 본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껏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것은 내가 좋아하고 날 좋아해 주는 사람들만 진심으로 챙기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거다. 굳이 시간을 쪼개가며 나와 잘 맞지도 않고 날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까지 일일이 마음 써가며 챙기기엔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도 여유가 없거니와 그렇게 하고자 하는 불타오르던 의욕도 어느새 사그라든 지 오래다.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뭐, 어쩔 수 없지' 하며 그럴 시간에 대신 가족과 친한 친구들에게 한번 더 안부를 묻고 얼굴을 마주하며 웃고 얘기를 나누는 걸 택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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