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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다란고양이 Sep 25. 2024

이 정도면 무난하지 않나요?

하지만, 그게 아닐 수도

그러한 일련의 일들이

부메랑처럼 날아오게 되니

어린 시절의 나를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저는 늘

새로운 것들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친구들이 하는 것들이 늘 흥미로웠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
내가 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호기심이 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린 시절의 전
그렇게 풍요로운 삶은 아니었어요.
남 들다 하는 돌사진이나 돌반지
이런 것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랬을까요?
갖고 싶었던 것들,
먹고 싶었던 것들을
그 어린 나이에 속으로 삭였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의 부모님은

맞벌이를 해야 했고,
저와 동생에 대한 케어가

사실 거의 없었거든요.


엄마는 젊은 시절부터
식당일을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하다 보니
요즘 사람들처럼 학생케어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또한 아빠는 어릴 때부터 공사현장을

전국으로 다니며 미장일을 했어요


제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야
기초적 수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선생님을 통해

부모님께 전달이 되었을 정도니까요.

워낙 학교에서도 조용했고,
학원이나 학습지는커녕
학교가 끝나면
네 학년 터울의 동생을 돌봐야 했으니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집에서도 딱히 내색을 하진 않았었고요.

그제야 심각성을 깨달았던 부모님은
저와 동생을 최소한의 학습을 위한
학원에 보내기 시작했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처음 하는 것에 대한 집중력이
생각보다 높아서 어느 정도 수준까진
따라잡을 수 있었던 건지,

그래도 뒤처지는 지능은 아니었던 건지,
그 이후에 학교 공부에는 그다지

 문제는 없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제 기억에 두 번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해서
주변을 놀라게 했던 경우가 있어요.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웠던
전류 측정기기 혹시 알고 계시나요??
전기가 흐르는 물건에 양극을 대면
전류를 측정하는 휴대용 도구인데요.

굳이 그걸 집으로 들고 와서 집에 있는
콘센트 구멍에 넣어 집을 태울 뻔한 적도 있어요.
사실, 살아 있는 게 다행일 정도입니다.

평화로웠던 어느 날,
동네 친구들과 채집통을 갖고
산으로 놀러 갔던 날이었습니다.

다른 애들은 메뚜기,
잠자리를 잡는데
저는 뭐에 꽂혔는지
채집통을 거미로 가득 채워

집으로 갖고 왔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채집통이 반쯤 열린 걸

모른 채로 다시 놀러 나갔습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사방에 거미가 돌아다니는 것을 확인했어요.
그 당시의 엄마를 경악하게

한 경험이 떠오릅니다.

그 일 이후에 깨달음을 얻은 건지,
기이한 행동은 거기서 멈춘 것 같아요.
혹, 나만의 망각은 아니길 바랍니다.

사실, 그다지 기억에 나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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