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원산지로 알려진 목서(木犀)는 물푸레나무과의 나무로 그 껍질이 코뿔소의 가죽을 닮았다 하여 서(犀, 코뿔소)를 붙였다. 목서의 꽃(桂花)은 9-10월에 피는데, 꽃이 귀한 가을에 개화하여 향을 나르니 예로부터 귀히 여겼다. 하얀 꽃은 은목서로, 노오란 꽃은 금목서로 칭하며, 그 향의 달콤하고 진하기가 사방을 덮는다 하여 만리향으로도 부른다. 옛날 중국의 신부는 목서 꽃을 말려 비단주머니에 넣어 몸에 지녔다 하니, 그 향의 최음효과로 신랑은 애가 닳았을 테다.
목서의 꽃에 설탕, 소금을 더해 꿀과 같은 소스를 만들었다. 구이화장(桂花酱)은 달큰하며 살짝 짭짤한데, 목서 꽃 향도 진하게 담았으니 다양한 음식에 바르고 넣어 활용한다.
연근(藕)의 구멍에 찹쌀(糯米)을 넣어 삶아선 구이화장을 더했다. 식전 달콤하게 즐기는 량차이(凉菜)다.
연근의 구멍을 끈적하게 가득 채운 찹쌀은 보기에도 쫀득하다. 연근도 본래 진득한데 찹쌀을 더하니,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찰지게 늘어진다. 연근이 으깨지는 사이를 찹쌀이 쫄깃하게 채우니 기분 좋게 씹힌다. 목서 꽃 향이 살짝 번지는 냄새는 달큰하다. 입에 넣을 때의 향이 사라지면 달달한 맛이 입안 가득 번진다. 어쩔 수 없이 쩝쩝거린다. 꿀 같은 구이화장도, 잘 익은 연근도, 하얗게 채운 찹쌀도 가볍게 끈적이며 입안을 채운다. 달큰 쩝쩝하고 꽃 향마저 번지니 기분이 들뜬다.
장수성(江苏省)의 음식이다. 예부터 장수성 항저우(杭州) 시후(西湖)의 연근은 최고로 쳐줬다. 거기에 중국의 남쪽, 지천으로 널린 목서의 꽃을 더했다. 찹쌀도 북쪽보다 남쪽에서 보편적인 식재료니, 이 셋이 만남은 필연처럼도 보인다. 난징(南京)에선 '桂花蜜汁藕'라고 한다. 이름에 찹쌀을 버리고, 구이화장의 달콤함(蜜汁)을 더 강조했다.
연근은 익어 붉은색을 띠고, 구이화장은 노란빛을 더하니 이 또한 중국적이다.
* 목서는 우리의 계수나무와 다르다. 중국어 桂树(구이수, 계수)는 목서의 다른 말이다. 토끼가 절구질하는 높은 달의 계수나무는 중국의 목서다. 중국의 한자어를 옮겨 번역하며 오해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