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패티 들어간 햄버거도 선호하지 않는데 차가운 샌드위치라고 좋아했겠나, 그런데 샌드위치가 요즘 들어 좋아진다.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재료의 무한성 때문인 것 같다.
마치 파스타 처럼.
편의점에서 제일 잘할 수 있는 품목 중에 샌드위치가 빠지지 않을 거다.
나는 삶은 달걀과 아마도 소금, 마요네즈 정도만 들어간, 간간한 달걀 샌드위치를 아주 좋아한다. 몇년 전만 해도 이런 달걀뿐인 샌드위치는 일본에서만 맛볼 수 있었고 그 중에 갑은 '세븐일레븐'이라고들 했었는데, 이젠 우리나라 편의점에서도 사먹을 수 있다. 아침 출근길 댓바람에 시도하지 않으면 구경할 수도 없는 아이템이긴 하지만.
딸기샌드위치는 또 어떤가. 딸기, 생크림, 식빵의 심플한 조합인데 너무 궁금하지만 한 번도 못 먹어봤다.
이것 역시 타이밍을 놓치면 구경도 못하는 아이템이라서 그런지. 며칠 전 리코타 치즈를 만들어 본 김에 딸기도 사서 홈메이드 버전을 시도해 봤는데, 리코타 치즈는 빵에 촉촉하게 잘 안 발라진다. 실패. 모양은 엉망이지만 맛과 건강만은 조금 챙긴 느낌이었다.
'전남친 토스트'가 한동안 핫하더니 편의점에 유사품이 출시됐다.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며 시도한 그것은 불량식품미 낭낭하지만 역시 맛있는 샌드위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블루베리잼이랑 크림치즈에 따뜻하게 구운 식빵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조건 맛있는 조합이다. '전남친'의 레시피에 따르면 블루베리잼은 샹달프, 크림치즈는 마담 로익이어야 한다. 일전에 친한 언니의 집에 초대받아 다같이 하하호호 하며 만들어 먹은 그의 레시피, 완벽한 디저트였다.
떠나온 곳에서의 샌드위치는 아주 새롭고 또 그립다. 바르셀로나의 리버틴 호텔은 1층에 카페를 겸하고 있었는데, 아침 일정을 나서기 전에 사 먹는 샌드위치는 아침식사로 그만이었다. 훈제 연어, 엔다이브, 토마토, 그리고 가벼운 소스만 들어간 크로와상 샌드위치. 누구도 그 깔끔한 맛을 재현해 낼 수 없을 거다.
개인적으로 제일 사랑하는 건 과육의 질감이 살아 있고 다디단 포도 또는 블루베리 잼에 땅콩 버터, 그리고 구워 낸 베이글의 조합이다. '피넛버터 젤리 샌드위치'라는 흔한 미국식 메뉴에 빵만 베이글로 바꾼 버전이다. 아 참, 땅콩 버터는 크리미한 것 말고 크런치한 것으로. 살찌는 게 두렵고, 얼굴 트러블 나는 건 더 두렵기 때문에 땅콩버터 자체를 거의 사먹지 않지만, 타지에서 학교 다니던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달까.
샌드위치만 해도 입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이렇게 무궁무진하다.
아직 한 번도 못 먹어 본 가츠산도, 카야잼 발라 구운 카야토스트, 고수와 구운 고기 듬뿍 들어간 반미, 플랫브레드에 미트볼을 넣은 서브웨이 샌드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