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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시 이야기(아투안의 무덤)

어슐러 K. 르귄

by 고덕 Go Duck Feb 05. 2021
브런치 글 이미지 1



아투안의 무덤에서 어둠에 사로잡히려 할 때 게드는 테나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신뢰는 암흑의 힘보다도 강하다오"





아투안의 무덤은 어스시 이야기 중 두 번째 이야기로 어스시 시리즈의 주인공인 게드와 테나의 첫 만남과 운명의 엮임, 그리고 신뢰를 다루고 있다.

어스시 이야기는 노벨상 수상자로 잘 알려진 어슐러 K. 르귄의 장편 판타지 소설로 한때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더불어 세계 3대 판타지 소설로 불리기도 한 작품이다. 2006년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어스시 이야기 중 네 번째인 '테하누'편을 각색해 '게드전기'란 제목으로 애니메이션화 하기도 했는데 아쉽게도 국내 흥행에는 실패해 우리나라에선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나는 게드전기를 꽤 괜찮고 재미있게 봤다.

게드전기도 좋은 작품이었지만 원작인 '어스시 이야기'는 정말 놀라운 작품이다. 비록 번역본밖에 읽어보지 않았지만 번역본 만으로도 르귄이란 작가의 대단함이 생생히 전해져 온다.


앞서 적었듯 아투안의 무덤에서 게드는 테나에게 신뢰가 암흑의 힘보다 강하다고 얘기한다.

암흑의 힘은 지상의 어떤 인간보다 강했지만 신뢰로 이루어진 두 명의 인간보다는 강하지 못한 것이었다.

하나의 인간은 약하지만 신뢰로 연결된 두 명의 인간은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강한 것이었다.

관계의 중요성과 사랑의 본질을 이토록 멋지게 꿰뚫어 그려낸 작가가 또 있을까 싶다.

내가 어스시 이야기를 좋아하고 르귄이란 작가를 좋아하는 건 그가 써 내려간 모든 이야기들에서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연민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서이다. 그가 생각한 인간의 본질은 '사랑'이 아니었을까?

그렇다고 르귄의 이야기 모든 것이 사랑으로 뒤덮여 있다는 건 아니다. 절망과 고통도 있고 배신과 복수도 있다. 정의와 이상도 있지만 비겁과 술책도 난무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이야기 어딘가에선 -최악의 이야기를 펼칠 때조차도- 인간에 대한 따뜻함이 미약하게 숨 쉬고 있다. 귀 기울이지 않으면 듣지 못할 정도로.


어스시 이야기는 마법이 살아있는 시대의 이야기다. 마법은 주문으로 완성되며 그 주문은 바로 '언어'이다. 언어가 주문이 되기 위해선 진실해야 한다. 진실한 말이 곧 주문인 것이다.

르귄이 써 내려간 이야기들 역시 하나의 주문이다. 르귄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만의 마법 같은 언어로 빚어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 말이 진실하기에 우리는 그 이야기 속에서 '나'를 발견하게 된다.

아직 어스시 시리즈를 읽어보지 않았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그 속에서 분명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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