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속 '사랑' 이야기 4
작가: Mikuláš Galanda
작품명: Mother (1933)
붉은 세상 속에 떠 있는 부드러운 형체들.
처음엔 추상적인 형태로 보이다가,
그 속에서 서로를 감싸안은
두 사람이 보인다.
엄마와 아이,
그들의 몸은 경계 없이 맞닿아
하나의 생명처럼 보인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뭐라고 저렇게까지 할까.
엄마의 사랑은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 같았다.
때로는 잔잔했고, 때로는 거칠게 나를 삼키려 했다.
아니, 삼킨다기보다는
떠밀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 사랑은 나를 품으려는 듯,
그러나 결국엔 멀리 보내기 위해
밀어내는 파도처럼 움직였다.
나는 천성이 유약한 사람이다.
하지만 친구들은 말한다.
네게서는 묘한 안정감이 느껴진다고.
그 말이 어딘가 낯설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 안에는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는
안정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엄마의 사랑이 그 기반이었을 것이다.
엄마는 늘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넘어진 날에도, 잘못된 선택을 한 날에도,
사랑한다는 말을 몸소 보여줬다.
어쩌면 그건 사랑이라기보다는
본능이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낳은 존재를 지키려는 본능.
그러나 그 본능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게 다가왔다.
엄마는 나의 결점을 덮어주고,
나를 끝없이 믿어주었다.
내가 뭐라고. 저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
그러면서도 엄마는 때로 강요했다.
본인이 경험한 행복의 길로 내가 가길 바랐다.
나는 그 길이 나의 길이 아니라고 느꼈지만,
엄마에게 그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절실함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엄마가 주는 사랑은 항상 따뜻하지만은 않았다.
그 속엔 때때로 불편한 무게가 있었다.
사랑받는다는 건 기쁨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버거운 일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사랑은
내 삶의 가장 견고한 기반이 되었다.
다른 불안이나 두려움과는 별개로,
그 사랑은 늘 내 안에 있었다.
엄마는 자신의 일부를 나에게 내어주었고,
나는 그것이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는 걸 안다.
내가 엄마의 사랑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그 사랑이 나를 살게 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결국 사랑은 품고 보내는 일인지도 모른다.
엄마는 나를 품었고, 이제는 보내려 한다.
그 과정이 완벽하지 않았더라도,
그것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나는 다시 묻게 된다.
내가 뭐라고. 왜 저렇게까지 할까.
아마 이 질문은, 내가 누군가를
그렇게 사랑하게 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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