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 직업은 아빠

2021년 9월 3일

by Charlie Sung

누구나 꿈이 있다. 돈 많은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인 사람도 있고, 드높은 명예를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을 꿈꾸는 사람도 있다. 아름다운 사랑을 쟁취하는 것이 꿈의 전부인 사람도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꿈은 보통 직업의 형태로 나타난다. 안타깝지만 너에게 편지를 보내는 지금도 나는 아직 꿈을 이루지 못했다. 나는 '글을 써서 밥벌이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렸을 때 누군가가 물으면 변호사나 판사가 되고 싶다고 대강 둘러대고 말았지만 진짜 꿈은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글을 팔아서 밥도 사 먹고 집도 살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랐다. 하지만 지금은 회사원이다. 문학적 보고서라는 실험적인 영역에 도전하는 주눅 든 직장인이다. 나는 꿈을 아직 이루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꿈을 이루고 싶다. 매일 너에게 쓰는 이 글은 아직 오지 않은 너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작가가 되기 위해 발버둥 치며 남기는 처연한 습작이다.


나는 네가 자유롭게 꿈꾸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남들이 다 꾸는 꿈을 꾸는 사람의 삶은 지루하다. 남들이 꾸는 꿈을 좇아 사는 사람의 삶은 창백하다. 나는 네가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많이 가지지 못해도 행복한 사람들이 있다. 꿈을 꾸는 사람들이다. 설레는 꿈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매일매일 행복할 수 있다. 네가 무슨 꿈을 꾸더라도 나는 너의 꿈을 응원할 생각이다. 너의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도 여전히 내 꿈을 응원하신다. 내 부모의 지지로 내가 꿈을 계속 꿀 수 있듯이 너도 내 지지를 받아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의 꿈을 지지한다. 아빠가 살아보니 매 순간 행복하고 즐거운 삶은 없다. 삶의 본질이 고뇌와 슬픔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슬픔이 영원히 내 삶을 지배할 것 같은 시절도 지나게 된다. 하지만 꿈이 슬픔을 기죽게 한다. 꿈이 있는 한 슬픔이 마음대로 활개 치지 못한다. 아빠도 계속 꿈꿀 테니 너도 계속 꿈꾸면 좋겠다. 그리고 꼭 꿈을 이루길 바란다.


아참, 2021년 가을부터 내 새 직업은 ‘너의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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