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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해 Oct 31. 2020

타이어 회사 미슐랭이 맛집 가이드를 제작하는 이유

타이어 만드는 회사에서 대체 왜 맛집 가이드를 만들어온 걸까?

‘맛집’ 하면 절로 떠오르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미슐랭! 원래 타이어를 만드는 회사지만 미슐랭 가이드의 오랜 명성 때문인지 오히려 많은 이들은 미슐랭 하면 맛집을 먼저 떠올립니다. 타이어 만드는 회사에서는 대체 왜 맛집 가이드를 만들어온 걸까요?


앙드레와 에두아르, 미슐랭 형제 (사진 = Michelin)


1888년 영국에서 공기 타이어가 발명되며 유럽 전역에서 자전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이즈음 프랑스 중부 지역에 살던 앙드레와 에두아르 형제는 그들의 성을 따 미슐랭이라는 타이어 회사를 설립합니다. 얼마 뒤 이들이 만든 타이어를 사용한 선수가 사이클 대회에서 우승하며 미슐랭의 기술력은 점차 인정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두 형제의 시선은 자전거가 아닌 자동차로 향하게 됩니다.


기술력에 자신 있었던 미슐랭은 최초의 자동차용 공기 주입식 타이어 개발에 성공했으나 큰 고민이 있었습니다. 자동차의 보급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아직 프랑스의 도로 환경은 열악했기에 운전을 꺼리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때 형 앙드레 미슐랭이 좋은 아이디어를 냅니다. 잠시 프랑스 정부 지도국에서 일하며 주요 도로와 음식점, 주유소 등의 각종 정보를 정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운전자를 위한 가이드맵을 발간하기로 한 것입니다.


‘운전하기 열악한 환경’이 자동차 보급의 걸림돌이니 가이드맵으로 도움을 준다면 분명 자동차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타이어 판매까지 이어질 것이라 본 것이죠. 그래서 초기 미슐랭 가이드에는 지도는 물론 도로교통법규, 타이어 교체 방법, 주유소 위치, 숙박 정보, 그리고 맛집 정보 등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었습니다. 


1900년부터 발간된 미슐랭 가이드 (사진=Michelin)


예측이 적중하여 20여 년간 인기리에 무가지로 발행되던 미슐랭 가이드는 1922년부터 유료 판매로 전환됩니다. 여기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앙드레 미슐랭이 한 타이어 가게에 방문했다가 미슐랭 가이드가 작업대 받침으로 막 쓰이고 있는 것을 보고 나서 “사람들은 돈을 내고 산 물건만 가치를 인정한다”는 원칙을 깨닫고 유료화를 결심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이때부터 미슐랭 가이드는 유료광고를 싣지 않았고, 대신 더 엄격한 기준으로 숙소와 맛집의 정보를 담았습니다. 엄선된 정보가 담긴 미슐랭 가이드는 호평을 받으며 유럽 각지에서 팔려나갔고, 1926년부터는 지금 우리가 아는 것처럼 훌륭한 식당에 ‘미슐랭 스타’를 부여하는 형태로 발전되어 지금까지 그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미쉐린의 마스코트 비벤덤의 흑역사...


타이어 회사가 맛집 가이드를 만들게 된 이유. 결국 그 시작은 타이어 판매를 위한 콘텐츠 마케팅이었던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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