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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핸드폰 벨소리는
울리지 않고 있다.
사랑에
나이는 무의미한지
나는 여전히 네게
자존심을 세운다.
빠듯한 네 일상을
잘 알면서도
번번이 널 향한 위로보다는
내 서운함을 우선한다.
너에게서만은 초라해지기 싫다.
너에게서만은 밀려나고 싶지 않다.
내가 네 모든 것이면 좋겠다.
자동응답기 같은 답과
의례적인 웃음.
변한 게 아니라
익숙해진 것뿐인데
두터워진 삶을 쳐내기가
녹록지 않아 그런 건데
내 사랑이
네겐 일이냐며
오늘도 투덜대고 말았다.
뒤늦게...
잠잘 시간도 모자란
빡빡한 일과를 들으며
내 사랑 투정에 얼굴을 붉힌다.
굳건한 그 마음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사랑을 확인받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널 또 불편하게 하고 말았다.
나는 왜 늘
네게서
미안하단 말을 듣는 걸까.
너라는 어려운 과제를 만난 나는
나로 인해
아프고
슬프고
비참해진다.
그럼에도
너라서 다행이다,
내 발끈함에 미안해하는 사람이
다른 누군가가 아닌 너라서
참,
다행이다.
그러고
세 마디를 남긴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