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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사랑, 너에겐 일

by Lunar G Apr 29. 2016

통화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핸드폰 벨소리는 

울리지 않고 있다.


사랑에

나이는 무의미한지

나는 여전히 네게

자존심을 세운다.


빠듯한 네 일상을

잘 알면서도

번번이 널 향한 위로보다는

내 서운함을 우선한다.


너에게서만은 초라해지기 싫다.

너에게서만은 밀려나고 싶지 않다.

내가 네 모든 것이면 좋겠다.


자동응답기 같은 답과

의례적인 웃음.

변한 게 아니라

익숙해진 것뿐인데

두터워진 삶을 쳐내기가

녹록지 않아 그런 건데


내 사랑이

네겐 일이냐며

오늘도 투덜대고 말았다.

Gustav Klimt_Portrait of Helene Klimt_1898Gustav Klimt_Portrait of Helene Klimt_1898

뒤늦게...

잠잘 시간도 모자란

빡빡한 일과를 들으며

내 사랑 투정에 얼굴을 붉힌다.


굳건한 그 마음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사랑을 확인받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널 또 불편하게 하고 말았다.  


나는 왜 늘

네게서

미안하단 말을 듣는 걸까. 


너라는 어려운 과제를 만난 나는

나로 인해

아프고

슬프고

비참해진다.

 

그럼에도 

너라서 다행이다,

내 발끈함에 미안해하는 사람이

다른 누군가가 아닌 너라서

참,

다행이다.


그러고 

세 마디를 남긴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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