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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르는 동안 정신없는 한 학기를 보냈고, 우리의 우정은 변화를 맞았다. 학기초의 열정적인 교류는 점점 식고, 이제는 서로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아도 편한 사이가 되었다.
우리는 취향도 공유하게 되었는데, 한 번은 감자칩 이야기가 나왔다. 현수는 흔들칩이 제일 좋다고 했다. 약간 매운 토마토 소스와 독특한 결을 낸 감자칩이다. 나는 슈퍼칩이 제일 좋다. 이름은 좀 센스가 부족해보이긴 하지만, 다른 감자칩보다 도톰하고, 구운 감자칩이라서 덜 기름지다. 진성이는 우리 셋 중 제일 조용했는데, 아주 특이한 취향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햄버거맛 감자칩이다. 햄버거와 감자칩을 동시에 먹고 싶을 때 먹으면 좋다고 했다. 솔직히 난 그런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말이다. 다 같이 편의점을 갈 때면 그 둘은 나에게 핀잔을 주곤 한다. 슈퍼칩의 밋밋한 맛이 뭐가 좋냐고, 노인네들이 좋아하는 과자 같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셋 중 취향이 가장 독특한 사람은 진성이가 아니라 나일지도 모르겠다.
현수의 개구리 타령은 바쁜 시험준비 때문인지 한동안 잠잠했다. 확실히 고등학교 2학년은 입시준비라는 큰 길목에 놓여 있었다. 겨울에 수능을 치는 고등학교 3학년은 당연히 바쁠테지만, 고등학교 2학년은 아직 성적을 드라마틱하게 바꿀 시간이 있다는 명목이 있어서 선생님들이 우리를 열심히 채찍질했다. 수업이 끝나고 야자를 하거나 학원을 가는 일상이 반복되었고, 그 동안 나의 올챙이는 뒷다리가 나왔다. 뒷다리가 나와도 올챙이의 행동은 놀랍게도 그대로이다. 움직일 때 조금 더 물결이 세게 일 뿐.
길고 긴 공부의 연속에도 쉴 수 있는 타이밍이 찾아왔다. 비록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방학은 숨은 열정을 꿈틀거리게 하기 충분했다. 현수는 과학경진대회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진성이는 프로그래밍 팀으로 들어가 일을 시작했다. 알고 보니 원래부터 그 쪽으로 공부를 많이 해 왔다고. 특별하게 열정을 쏟을 게 없는 나는 그냥 올챙이와 개구리를 열심히 관찰했다(...)
방학이 되자 현수는 무척 신이 났다. 내신관리에 무척 목을 매던 현수였으니 시험이 끝난 후 해방감을 느끼는 듯 했다. 한편 그 해방감은 나에게 짐이 되기도 했으니, 바로 개구리를 보러 우리집에 오고 싶다는 말을 시도때도 없이 하는 것이었다. 점점 둘러댈 핑곗거리가 없어지자, 나는 하는 수 없이 현수를 집에 초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