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 Harmony 소마필라 Mar 10. 2024

너와 내가 좋아하는 것들

3월 2주. 나의 기록들

#3월 3일 계획하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는 설렘


햇살 좋은 아침에 남편이 행복해하며 나에게 말했다.

남편의 유일한 취미 중 하나 - OO 게임이 있는데, 그 게임을 나갈 수 있는 입장권을 따게 되었다며 너무 행복해했다. 60만 원 상당의 입장권을 본인의 시간과 노력의 투자로 얻게 되었다며 너무 즐거워했다.

**다행히 남편은 본인의 금전을 투자하며 게임을 하지 않았고, 항상 범위를 정해서 자제력 있게 게임을 한다. 그리고 승부욕이 있어서 이 게임에 대한 1등을 항상 원하고 있었다. 본인의 경제력이 될 때, 자유롭게 전 세계의 게임에 참석해서 꼭 1등을 하길 원한다. 그 이야기를 뇌리에 박히게 항상 들어왔다. - 가스라이팅 중 하나


남편이 정말 원하는 것 중 하나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큰 대회에 참가해서 나와 함께 여행을 하는 게  목표이다.  오늘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작은 대회를 13시에 참석한다고 했다.


17시 -  퇴근시간이 다가와서 남편에게 연락했더니 아직도 게임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순간 원하는 것을 즐겁게 하는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다. 그리고 그렇게 흥분해하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오랜만이라 더 기쁘기도 했다.


'오랜만에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 보니 너무 행복한데... ㅋ 그래~ 그렇게 우리 재미있게 원하는 것들 다 해보자!'


"남편~ 내가 거기로 갈게~ 위치 찍어줘~"

"응~ 여기 근데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괜찮아? 나야 자기가 와주면 너무 좋지! (히히히) "

"괜찮아 ^^ 나 노트북도 있어서 기다리기 괜찮아.  자기 하는 게임이 어떤지 한 번 보고 싶기도 하고~ 갈게~ "


그렇게 나는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남편의 대회가 열리는 행사장으로 향하였다.

하루종일 제대로 된 식사 하나 못했다는 남편의 말을 듣고 근처에 내려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을 포장해서 행사장으로 향하였다.


남편은 그런 내가 걱정도 되고 내가 온다고 하니 기분도 좋아져서 약간 흥분되는 목소리 톤으로 몇 번 전화를 하였다. 드디어 남편을 만나게 되었고, 행사장의 규모에 약간 설레었다.


'남편이 그렇게 좋아하는 게임이 나름 이렇게 큰 게임이었다니... 나중에 큰 대회로 가면 더 멋지겠는걸..'


본인 자금 하나 들이지 않고, 본인의 시간과 틈틈이 공부한 기술로 이렇게 그래도 나름 큰 대회에 참여해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그리고 나의 기다림의 시간은 흐르게 되었다.


금방 떨어질 것처럼 걱정하던 남편은 오랜 시간 버티게 되었고, 나의 기다림도 지쳐갈 즈음 나는 또 다른 결심을 하였다.


"여보! 혹시 남편이 운 좋게 결승을 갈 수 있으니 여기 호텔 객실 예약 할까?"

"ㅋㅋㅋㅋ 나야 좋지만 자기는 불편하지 않아? 그런데 그러다 떨어지면 어떻게 해.."

"그럼 내가 좀 고민해 볼게~ 만약 예약해서 체크인하면 톡 남길게~"


그 시간이 21시쯤 되어갔다.

남편은 객실비용이 18만 원이 되는 호텔 객실을 지금 체크인해서, 투숙하기 너무 아깝다 생각한 듯하다.

그런데 내일 만약 게임을 또 참석해야 하면 여기서 자고 싶은 마음이 더 큰 듯했다.


나도 솔직히 몇 시간 잠을 자기 위해 20만 원 돈을 태우기 너무 아까웠다.

하지만 혹시 모를 남편의 다음 날 대회 참석을 위해 이 정도 투자는 괜찮다 생각하는 마음이 서로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피곤함도 극도로 올라가서 침대에 눕고 싶은 마음도 컸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밤 열 시가 될 무렵 남편을 보러 살짝 대회장으로 다시 찾아서 올라갔다.

멀리서 남편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빛나는 눈빛에 나도 모르게 마음을 먹었다.


그냥 편하게 여기서 쉬게 해주고 싶었고, 내일 결승전을 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카톡 : "남편! 예약했어! 끝나면 여기로 와!! 그러니 편하게 잘해!"


밤 열 한시쯤  남편에게 연락이 왔다.


"자기야!! 내일 나 결승 진출해!! 오늘 상금 50만 원 당첨이야!!"

"대박!! 축하해~ ㅋㅋㅋ"


결론은 오늘 투숙은 무료였다. 남편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그 게임을 할 때 방해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나도 배워볼까? 하는 생각을 살짝 하였다.


결국 1등은 못하였지만, 최선을 다해 게임을 하고 즐겨서 60만 원 상금을 받게 되었다.

그날의 기억을 오늘도 담는다.


#3월 4일 "파묘" 심야영화 데이트


최근에 너무 보고 싶은 영화가 나왔다. 바로 파묘였다.

거기에 등장하는 주연 배우들이 너무 좋아하는 배우였고, 그들의 연기가 기대되었다.

그런데 둘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없었다.


나는 주중 휴무, 남편은 주말 휴무,

그리고 서로 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쉬는 날도 겨우 시간을 내야 둘이 함께 할 수 있었다.


3월 4일 월요일 필라테스 그룹 레슨을 마치고 남편이 데리러 와서 같이 영화를 보러 갔다.

드디어 "파묘"를 보았다. 밤 열 시 영화예매여서 사람도 많지 않고 한적해서 너무 좋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을 하였고, 그 영화의 결말에 약간은 의아했지만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그들의 연기가 너무 와닿았고, 스토리 또한 재미있게 흘러갔다.

사람들이 많이 보는 영화는 이유가 있었다.


바쁜 일상에서 소소하게 보내는 일상이 오늘 더 값진 하루였다.

그렇게 우리의 3월 한 주가 흘러갔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오늘이다.


photo by pinterest @adrian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