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다시 낯설게 함께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ep.52

by 문 정
SCAN_20240310_140821795_20240310_015137_011.jpg

다시 낯설게 함께

오랜만에 집에 돌아오면

집의 정돈 상태나 침실 냄새

이런 것들이 낯설다.

그중에서도 남편이 제일 낯설다.


오자마자 집에 대한 불만을 꺼내면 안 된다.

회사 동료다 생각하고

거리를 두고 멘트를 해야 한다.

어머, 생각보다 집을 잘 정돈하고 지냈네엥?

입으로는 사랑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떨어져 있은 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는

아직 확신이 없다.


참을라 했는데 결국,

담배 냄새가 난다. 집 안에서 담배 폈어?

나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와 버렸다.

그러자 금방 쌩 하고 남이 되어

집에 오자마자 그런 소리냐고

욱했다가 자기도 눌러 참는다.


손님처럼 편치 않은 며칠을 보내지만

먹고 자고 먹고 자고를 반복하다 보면

곧 다시 우리가 가족임을 기억하게 된다.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냄새가바뀌면고양이도주인을못알아본다

keyword
이전 01화꽤나 글로벌한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