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시간이 손 끝으로 헤어져 나올 수 없다는 걸 알았을 때 '그냥'이란 단어가 주는 그 덤덤함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유도 없이 특별한 의미도 없이 덤덤한 진심을 전할 수 있는 말이라 무심한 듯한 그 말속에서 위안을 얻을 때 때론 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냥 걸었어."
연락 없이 찾아온 "그냥 와 봤어"
내가 왜 좋으냐는 물음에 "그냥 다 좋아"
꾸미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걸 알았다. 뭔가를 보탤 때마다 부대끼는 것들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기 시작했을 때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어려운 일이란 것도 알았다. 연과 연 사이의 침묵처럼 흐르는 시간에서도 무심히 던진 그냥이라는 그 말이 얼마나 큰 무게감으로 다가오는지. 그럴 때는 그냥 툴툴 털어버릴 수 있어서 좋다.
그냥
- 더 이상의 변화 없이 그 상태 그대로
- 그런 모양으로 줄곧
- 아무런 대가나 조건 또는 의미 따위가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