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테라피
두근거리는 심장, 사랑의 미열. 세상의 가장 큰 치유제는 사랑이며, 가장 큰 행복 역시 사랑이리라. 빛과 그림자가 그러하듯이, 반대로 세상사 가장 큰 절망을 안겨 주는 것 역시 사랑이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프리츠 크라이슬러가 한 쌍으로 작곡한 <사랑의 기쁨>과 <사랑의 슬픔>처럼 양면적이다. 그런데도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존재이다.
저녁 뉴스에서는 남쪽 지방에 예년보다 일찍 꽃이 피었다고 알렸다. 신학기가 되면 서로 시샘하듯 피어오르는 새순과 꽃처럼 대학교 캠퍼스에는 젊은 연인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첫사랑이라는 지독한 계절감기에 걸려 두근대는 심장, 홍안, 미열 증세를 호소한다. 사랑은 경쾌하게, 혹은 은밀하게, 혹은 서로 밀고 당기며 더욱 불타오르거나 이내 사그라들기도 한다. 마치 불나방 같기도 한 청춘의 사랑은, 그래서 생의 어느 때보다 뜨겁고 치명적이다. 사랑의 채도와 명도는 제각각이지만, 첫사랑의 색상은 생의 어느 때보다 선명한 비비드Vivid 컬러이다. 꽃 중에서 이르게 피는 꽃 중의 하나인 벚꽃은 사랑으로 치면 '풋사랑'이다. 가장 순수하며, 가장 열렬하며, 격렬하게 지는 사랑. 벚꽃이 흐드러지는 봄날에는 사랑이 가득 차다 못해 넘치게 내버려두자.
“이게 사랑인가요?”
헬렌 켈러가 뜰에서 제비꽃 향기와 따뜻한 햇살을 느끼며 이게 사랑이냐고 묻는 내용이 자서전에 있다. 설리번 선생님은 헬렌 켈러의 손바닥에다가 “사랑은 해가 나오기 전 하늘에 있는 구름 같은 거야”라고 써준다. 어린 헬렌 켈러가 이해하지 못하자, 사랑은 구름처럼 손으로 만질 순 없지만 모든 것에 퍼부어지는 비의 달콤함으로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아까운 계절에 사랑이 내린다. 꽃도, 사랑도, 천천히.
호림은?
J컬러소통연구소 대표로 색채심리상담사 1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여행이 가진 색깔들로 테라피합니다. <모든 여행이 치유였어1>, <모든 색이 치유였어2>를 썼습니다. 15년간 베테랑 기자로 일을 하면서 300명에 달하는 CEO들을 전문적으로 인터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