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서울의 벚꽃길

by 호림

두근거리는 심장, 사랑의 미열. 세상의 가장 큰 치유제는 '사랑'이며, 가장 큰 행복 역시 '사랑'이리라. 빛과 그림자가 그러하듯이, 반대로 세상사 가장 큰 절망을 안겨 주는 것 역시 '사랑'이다. 그런데도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존재이다. 대학 시절을 돌이켜보면 매월 신학기가 되면, 서로 시샘하듯 피어오르는 새순과 꽃처럼 대학교 캠퍼스에는 젊은 연인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사랑은 경쾌하게, 혹은 은밀하게, 혹은 서로 밀고 당기며 더욱 불타오르거나 이내 사그라들기도 한다. 마치 불나방 같기도 한 청춘의 사랑은, 그래서 생의 어느 때보다 뜨겁고 치명적이다. 꽃 중에서 이르게 피는 꽃 중의 하나인 벚꽃은 사랑으로 치면 '풋사랑'이다. 가장 순수하며, 가장 열렬하며, 격렬하게 지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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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색이 가장 선명할 때가 아니랴. 서로의 옷깃만 스쳐도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 다른 모든 일은 뒷전이 되는 그런 시기가 누구에게든 한평생 한번쯤 찾아온다. 지금 사랑을 하고 있다면, 무한하지 않은 매시간 아껴주길, 지금 사랑을 기다리고 있다면, 그 시간 역시 무한하지 않으므로 옅은 한숨 거두길. 사랑의 빛깔은 아침의 해와, 해질녁의 해가 다르듯, 어제 올려다 본 하늘과 오늘의 하늘의 빛깔이 다르듯 시시때때로 시간이 흐르는 대로 달라진다. 벚꽃이 흐드러지는 봄날에는 사랑이 가득 차다 못해 넘치게 내버려둔들 마냥 좋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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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너를 바라보는 일 하나도 어렵지 않다

꽃잎비가 게을리 어깨에 내려 앉을 때

너의 눈빛이 돌아보는 것이

그저, 그저 좋더라

그것은 하루의 소일거리였다

천천히 돌아보는 네 모습

방긋 웃는, 방긋 피어난 너

그러니 너를 바라보는 일

찰나라도 어려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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