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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로소 Nov 20. 2024

한글책 읽기 영어책 읽기

아이를 가지고나면  아이에게 잠자리 동화를 늘 읽어주려고 다짐했더랬다. 아이는 밖에서 많이 뛰놀다 오면 집에서는 좀 차분해졌다. 유아들은 정말 에너지가 넘친다. 그러다 갑자기 낮잠을 푹 자고 -엄마도 같이 자는 게 육아로 지친 피로해소에 제일 좋지만 집안일도 짬짬이 해야 할 때도 있고 내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도 있다.-바로 컨디션을 회복하고 놀아달라 했다. 소꿉놀이, 악기놀이, 숨바꼭질, 종이접기 등 실내에서 해 줄 놀이들을 이것저것 해주고 그림책들을 읽어주는 시간이 그나마 나도 쉬어가는 시간이었다.

집에 구비해 둔 책을 읽어주다가 전집을 사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도서관을 주로 이용했다. 도서관에서 봉사 활동을 하니 대출 권수를 늘줘서 수 십 권의 책을 이고 지고 오느라 고생했다. 아이에게 조금 더 재미나게 읽어주고 싶어 구연동화를 배웠고 아이는 엄마의 연기? 를 보는 맛인지 책 읽어주는 것을 좋아했다. 몸으로 놀아주는 게 힘든 책 읽어주는 시간에는 입만 움직이면 되니 그나마 살 만했다. 그리고 구연하며 읽어주는 게 적성에 맞았는지 재미있었다.

한글 책뿐 아니라 영어 책도 빌려왔고 아이는 도서관 덕분에 많은 책을 접했다. 나의 허리 디스크에 책이 큰 기여를 했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양장본이 많은 한글책이 무거웠고 영어 책은 얇고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았다. 신 CD가 있는 책은 같이 빌려왔다. 그 당시 잠수네 영어가 유행해서 나도 흉내 냈다. 음... 그런데 아이가 CD를 열심히 듣지 않길래 어릴 적 짧은 동화는 되도록 읽어주었다. 초등 2학년, 3학년까지 책을 읽어줬던 것 같다. 당시 책 읽어주는 학부모회가 있었는데 초등 6학년까지 책 읽어주기를 하고 있었으니 고학년이 다 커 보여도 아이들에게 책을 되도록 읽어줄 수 있을 때까지 읽어주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사실 아이를 옆에 끼고 속닥거리고 낄낄 거리며 책을 보는 것이 그 맘 때만이 할 수 있는 추억 쌓기이기도 했다. 아이가 독서를 좋아하게 돼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같은 책을 여러 번 읽기도 했지만 책이 집에 쌓여 있으니 다양하게 보았다. 책을 빌릴 때 tip은 아이가 흥미 가질 만한 표지, 재밌어 보이는 표지의 책을 여러 권 끼워 넣는 것이다. 내 욕심은 내려놓으면서 여러 분야 (과학, 위인, 사회, 창작 등등)에서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을 빌리려고 했다. 다양하고 많은 책을 읽 것이 상식을 넓혀주고 어휘도 많이 늘려 준 것 같다.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히고 싶어 초등 고학년 때까지도 학습 학원을 보내지 않고 예체능만 두어 개씩 다녔으니 아이는 초등 시절을 참 행복하게 기억한다. 지나고 보니 영, 수학원은 6학년때는 보냈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학원 알레르기가 있는지 싫다는 아이를 끌고 갈 수 없어 고학년부터는 집에서 영어 한 시간, 수학 한 시간 정도 공부하고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도록 두었다. 고학년부터는 영어는 리딩북 LINK도 활용했다.  

초등 중학년에 영어 챕터북으로 넘어가며 처음에는 읽어주었다. AR 1, 2점대 책을 최대한 많이 여러 번 읽어주고 챕터북으로 넘어갔고 Nate the great 같은  책을 좋아해서 챕터북으로 쉽게 넘어갈 수 있었다. 한글이든 영어든 무조건 재미있는 책을 발굴해야 좋다. 글밥이 많은 magic tree house로 넘어가면서는 CD를 틀어주었다. 역시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서 좋아했다. 이것 말고 ~층 나무집 시리즈는 한글판도 있었고 영어판도 사주었는데 나중에는 한글판이 번역되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니 영어판부터 보기도 했다. 책 읽기 싫어하는 날은 '모아나' 같은 영어 애니메이션을 보도록 했다. 오늘은 이게 영어 공부야~하며 한 달에 서너 번 서로 편하게 쉬며 영어도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시에서 저렴하게 실시하는 화상 영어를 배우다가 외국인 선생님을 직접 만나고 싶다고 해서 중등 입학을 앞두고 C땡 어학원을 뒤늦게 1년 다니는 바람에 원서를 놓지않고 간간히 읽었다. 논술학원을 중등 1년 정도 다녔는데 거기서 '팩트풀니스' 같은 책까지 읽게 해서 서의 수준을 높힐 수  있었다. 한글이든 영어든 독서를 둔 것이 아이가 나중에 국제 학교를 가서 도움이 같았다. 결국 한국어냐 영어냐 언어의 차이일 뿐 독서는 중요하다. 영어는 영유부터 나와 열심히 어릴 때부터 영어학원 다니고 국제 학교 다니는 아이만큼은 아니겠지만 10학년에 국제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을 거부감이 없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국제 학교를 잘 알지 못하는 엄마라 사실 걱정이 많았다. 원서로 여러 과목 공부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아이는 밝고 따뜻한 분위기의 국제 학교를 좋아했고 학이 용어가 르니 부분을 도와달라 해서 수학 용어 사전을 사주었다.

아이가 국제 학교 가기 전까지 학원을 오래 다니지 않아 선행을 많이 하지도 못했지만 한국 공립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도록 도왔다. 내용이 완전 다른 게 아니기 때문에 어디서든 교육 과정을 성실히 따르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국제 학교를 뒤늦게 보내 정말 아는 것도 없고 MAP TEST가 뭔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입학 상담 가자마자 TEST보고 트라이얼 데이 거치고 학교를 다닌지라 초등 1학년을 다시 시작하는 심정이었다. 도 모르고 결혼하는 것처럼 지금 생각해 봐도 겁도 없이, 준비도 없이 보낸 것 같긴 하다.

사실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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