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힘듦을 공유하는 일에 대하여
나에게 다정해지되 불행해지지 않도록.
서로의 짐을 비교하며 참거나 새삼 우울해졌던 날에 비해 나의 짐에 집중하는 날은 더 나아진 걸까. 힘듦을 시인하는 일이 나약함이 아니라 자기긍정으로 이해되는 분위기가 되면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아픔을 중요하게 인식하게 된 것 같다.
고통은 다른 이와 비교할 게 아니고 누구나 자신의 아픔이 가장 절실하다고 말해주어서.
나의 하찮은 아픔도 아픔으로 인정해주어서.
어떤 지점에서는 위로를 받았고, 한편으로는 불행해도 되는 자격을 얻은 기분이 되었다.
내가 나약한 게 아니라, 힘들었던 거구나.
아파도 된다고 허락받은 멍은 전보다 더 아프게 느껴졌고 스스로가 불쌍해졌다. 불쌍한 나는 어쩐지 전보다 더 불행한 사람 같았다.
그런 기분이 싫었다.
나는 내가 안쓰럽지만, 불쌍하진 않았는데.
좋은 순간에도, 힘든 순간에도,
우리는 모두 삶을 버텨내고 있는 거 아닐까.
힘듦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 맞다.
우리는 아픔을 인정하고 휴식을 가질 수 있다.
회복할 시간을 확보하고 도움을 청할 수 있다.
위로를 나누고 보다 건강한 상태로 살아갈 수 있다.
나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어주되
스스로를 너무 불쌍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