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의미
그날의 밤하늘,
스쳐가는 회색빛 바람,
그곳에 있던 벤치
그 날의 가로등 불빛
시간이 지나 다시 이 곳에
그때처럼 다시 이 자리에
나는 걷고
하늘을 바라보고
바람결을 느끼다
또 웃는다
흘러가는 구름이 어디선가
별을 만나 그 빛을 공유하듯
살아가다 어느 순간
그대를 만나 나를 찾아가는 시간
거부할 수 없고
부인할 수 없으며
존재 자체가 그리움이 된,
고마운 이
구름이 별을 스쳐 지나듯
그대 곁에 잠시 머물다 떠나가더라도
내가 그대를 잊을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니 이제 조금씩,
나 자신이, 내 삶이 다시 정상궤도로 복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나를 둘러싼 기운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봄비가 장맛비처럼 퍼붓던 그 밤,
나의 내면을 가만히 응시하다,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때, 그 날, 그 순간
그 상황에서,
내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고
묵묵히 곁을 지키며
흔들리는 발걸음마저 함께 한,
그리하여
내가 무너지지 않게,
쓰러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끝까지 버틸 수 있게,
흔들려도 앞으로 전진할 수 있게
내가 나 자신으로 존재하며, 원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힘이 되어준 에너지의 원천.
그 어떤 억겁의 순간이 그제야 그와 같은 연(緣)으로 발현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늘 아래 어디에 있든, 지금처럼만 온전히 실재(實在)하며 숨 쉬고 살아있어 주길,
그 존재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게,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