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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K Jun 03. 2018

잊을 수 있을까

존재의 의미

그날의 밤하늘,

스쳐가는 회색빛 바람,

그곳에 있던 벤치

그 날의 가로등 불빛    


시간이 지나 다시 이 곳에

그때처럼 다시 이 자리에   

  

나는 걷고

하늘을 바라보고

바람결을 느끼다

또 웃는다      


흘러가는 구름이 어디선가

별을 만나 그 빛을 공유하듯  

   

살아가다 어느 순간

그대를 만나 나를 찾아가는 시간

 

거부할 수 없고

부인할 수 없으며

존재 자체가 그리움이 된,

고마운 이   

  

구름이 별을 스쳐 지나듯

그대 곁에 잠시 머물다 떠나가더라도


내가 그대를 잊을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니 이제 조금씩,

나 자신이, 내 삶이 다시 정상궤도로 복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나를 둘러싼 기운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봄비가 장맛비처럼 퍼붓던 그 밤,

나의 내면을 가만히 응시하다,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때, 그 날, 그 순간

그 상황에서,


내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고

묵묵히 곁을 지키며

흔들리는 발걸음마저 함께 한,


그리하여


내가 무너지지 않게,

쓰러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끝까지 버틸 수 있게,

흔들려도 앞으로 전진할 수 있게

내가 나 자신으로 존재하며, 원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힘이 되어준 에너지의 원천.     


그 어떤 억겁의 순간이 그제야 그와 같은 연(緣)으로 발현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늘 아래 어디에 있든, 지금처럼만 온전히 실재(實在)하며 숨 쉬고 살아있어 주길,


그 존재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게,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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