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K Aug 01. 2018

밤 산책

처음 만난 어둠


낯선 곳

생경한 길

시나브로 내리는 어둠


사물의 윤곽이 흐릿해지면

주변 풍광은 자취를 감추고

빛 이면의 낯선 세계가 드러나


한 발 앞으로 내딛다 뒤돌아보면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알 수가 없어
검푸른 심연만 남아

아득한 어둠에 대한 두려움은
맞잡은 손에 힘을 싣고
네 곁에 더 가까이


어둠은 빛보다

한걸음 더, 네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



돌아오는 길,

희미하게 보이는 불빛

이유없는 안도감


사물이 또렷해지기 시작하면

익숙한 풍경이 다시 눈앞에

머물던 그 자리로


흘깃 뒤돌아보니

어둠은 긴 꼬리를 감추며

내게서 멀어지고


그때, 칠흙같은 어둠을 타고

네게 깊이 다가간 건

진정, 나였을까

이전 07화 겨울愛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