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벽 앞에 서 있던 시절이 있었어
벽은 높았고, 나는 너무 작았지
매일 그 벽이 무너질 거라 기도했지만,
벽은 지금까지 무너지지 않았어
대신 내가 커졌어
조금씩, 아주 느리게
그러니 네가 멈춰 서 있다 해도
괜찮아
어제의 내가 네 자리에서 울었기에
오늘의 나는 너에게 말할 수 있어
벽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은
생각보다 오래 너를 기다려 준다고
서툰 울음 뒤에
더 단단해질
너의 숨결을 나는 믿어
그거 아니?
조금 늦게 피는 꽃일수록
오래 향기롭다는 것을
바람이 머무를 준비가 되었을 때
너의 계절이 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