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단상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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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by 조융한삶 Feb 14. 2025


예전에 시각 장애인 아이들의 학교에 대한 다큐를 봤는데 이런 장면이 있었다.

열 일곱 살 남자아이가 동갑인 여자아이를 좋아하는 내용에서 그 여자아이가 왜 좋냐는 인터뷰였다.


"같이 있으면 편하고, 착하고, 또 목소리가 좋아요."


그 때 나는 무슨 생각을 했던가.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도 외적인 기준이 있구나'

'그렇다면 그건 목소리인가. 사람은 결국 다 똑같구나'


뭐 이런 시시한 생각을 했던 걸로 기억이 난다.


'그 나이 때 아이들은 당연히 예쁜 걸 좋아라하는 법이지'

라는 더 시시한 생각도.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의 나는 그 아이들보다 더 어렸다.

그 남자 아이의 귀에만 박히는 목소리의 어떤 '울림'을 몰랐던 거다.


시간이 지난 후 나는, 예쁘고 멋스러운 것보다 '온기'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 되었다.

수백 개의 부신 조명빛보다 타오르는 촛불 하나에 집중할 수 있는.


그렇게 '눈에 보이는 것'보다 '느낄 수 있는 것'이 더 가치 있다는 것을 후에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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