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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저의 롤모델은 잘생긴 사람이었어요.
키 크고 피부 좋고 눈썹도 길고 근육도 멋진.
어느 날 고급 레스토랑에 갔어요. 10년이 넘었는데도 다 기억이 나요.
남자 한 명이 들어왔는데 안에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직원이든 손님이든 모두 쳐다봤죠.
잘생겨서가 아니라 심한 화상때문에요.
머리털도 없고 얼굴이 전체적으로 일그러졌는데 솔직히 징그러운 얼굴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살면서 그렇게 테이블 매너가 좋은 사람은 그 때 처음 봤어요.
연한 베이지색 정장, 조끼, 타이, 셔츠, 구두, 은은하지만 무게감 있던 향수.
듣기 힘들게 갈라졌지만 정중하면서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
눈썹도 없고 눈도 일그러지고 눌러 붙어서 짝짝이인데 그 눈빛은 정말.
그 이후로 저는 제 얼굴을 못생겼다 잘생겼다로 평가하지 않아요.
거울을 봤는데 너무 심각한 얼굴이거나, 눈빛이 힘이 없거나, 방정맞게 말이 많아지고 톤이 높아진다거나,
미소가 가식적이거나 하면 제가 세상에서 제일 못난이 같아 보여요.
전 잘생기진 않았지만 제 주변 사람 누구보다
빛나는 눈동자에 포근한 말투와 마음이 따뜻해지는 미소를 지으려고 노력합니다.
피부의 결, 코의 높이, 눈의 크기, 입술의 색이 기준이 아닌 다른 것을 기준으로 아름다움을 삼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