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스님들의 신발은 헝크러지는 경우가 없이
항상 가지런하게 놓여있다고 한다.
매순간 깨어있는 의식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깨어있지만 깨어있지 않은 상태로 살아간다.
무의식적으로 호흡을 하고
무의식적으로 길을 걷고
무의식적으로 티비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밥을 먹고
무의식적으로 생각을 하고
무의식적으로 말을 한다.
그렇게 반쯤 잠든 채로 살다 보면
사소하게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리를 떨다가 무릎을 부딪히거나
발가락을 문턱에 찧거나
손등이든 발목이든 정강이든
언제 생긴지도 모르는 상처들과 멍을 씻다가 발견할 때가 많다.
오늘은 사과를 깎다가 손가락을 베였다.
다행히 상처가 깊지는 않았고
피는 곧 멎었다.
밴드를 붙이며 또 반성했다.
깨어있지 못했던 나를.
손가락이 키보드에 부딪힐 때마다
베인 곳이 살짝씩 아리다.
이런 사소한 상처들이
깨어있으라는 작은 충고처럼 느껴진다.
적어도 이 상처가 다 나을 때까지는
또 다시 조심해서 행동하겠지.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또 다리를 떨고 있는
내 자신을 한심하게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