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산 치킨을 런던에서 맛볼 수 있다니
양념치킨이 너무나 먹고 싶던 날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배는 고픈데
디너 타임이 한참 지난 시간이라
마땅히 연 데도 없었다.
후다닥 먹고 집에 빨리 가자는 심산에
워털루역 근처에 늦게까지 오픈해 있는 곳을 찾아 헤맸다.
워털루에서 역에서 나와
왼쪽으로 꺾어 올라가 보니
껌껌하게 불 꺼진 상점들 사이로
한 줄기 빛을 내는 곳이 있어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어쩌다 텍사스에서 런던까지 날라왔는진 모르겠지만
윙과 립을 파는 인스턴트 매장, 달라스 치킨 & 립이 있었다.
양념치킨까진 아니지만
실패 확률도 적은 윙도 팔고 있는데,
어쩐지 도전정신이 솟아나
여기서 제일 맛있고 잘 나가는 게 뭐냐고 물어봤다.
양고기 립이 제일 잘나간다고 주인장은 대답했다.
양고기 냄새에 거부감이 없었기에
양념 양고기 립을 주문해보기로 했다.
멕시카나 양념치킨 같은
달콤 매콤한 맛은 아니었지만
해외에선 대체 가능한 맛이었다.
생각보다 맛있었고 만족스러웠기에
이후에도 종종 찾아갔었는데
인기가 좋아서 그런지 늦게 가는 날엔
양념 소스를 버무린 양이 다 떨어져서
먹지 못할 때도 종종 있었다.
갖지 못하면 더 갖고 싶은
청개구리식 간절함 때문인지
런던 시내 곳곳에 체인점을 갖고 있어
이후에도 더욱 자주 애용하곤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