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회의원의 연설을 듣고

전문가가 아니어도 괜찮아

by 간서치 N 전기수



오십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보수당을 지지한 적 없는 내가 미래통합당 의원의 국회 연설에 전적으로 동의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존경하는 박병석 국회의장님, 그리고 동료 선배 의원 여러분 저는 서초갑 윤희숙 의원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 오늘 표결된 주택 임대차법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나왔습니다. 저는 임차인입니다. 제가 지난 5월 이사했는데 이사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집주인이 2년 있다가 나가라 그러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달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제가 기분이 좋았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저에게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전세는 없겠구나. 그게 제 고민입니다. 제 개인의 고민입니다. 임대 시장은 매우 복잡해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상생하면서 유지될 수밖에 없습니다. 임차인을 편들려고 임대인을 불리하게 하면 임대인으로서는 가격을 올리거나 시장을 나가고 나입니다. 그러면 제가 임차인을 보호하는 것을 반대하느냐, 절대 찬성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정부가 부담을 해야 합니다. 임대인에게 집을 세놓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순간 시장은 붕괴하게 돼있습니다.



나는 아직까지 임차인이다. 나랑 같은 조에서 일하는 다섯 살 많은 형님이 있는데, 그가 갖고 있는 아파트가 세 채다. 나랑 같은 일을 꾸준히 하였고, 내가 받은 정도의 월급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형님과 나의 현재가 다른 것은 우선 나의 선친은 경제적으로 무능했고 가정에 무책임했는지라 능력이 부족한 내가 가장의 역할을 대신해야 했었다. 그로 인해 부동산에 투자할 여력은 물론이고 그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반면에 형님은 일찍이 부동산에 눈을 떠서 아파트를 사고팔면서 집을 넓혀 갔고, 갭투자와 처가 쪽의 지원 덕분에 두 채의 집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나는 형님을 통해서 뒤늦게 부동산에 눈을 떴고, 늦은 김에 공인중개사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형님과 내 처지가 비교되어 자괴감도 느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그래 봤자 나에게만 불리할 뿐이니 현실을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내 삶이 나아질 길을 찾는 게 옳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맘을 먹고 난 뒤로는 예전보다는 부정적인 감정은 덜 느끼고 지내고 있다.


나는 다주택자인 형님을 비난하지 않는다. 조금 부러울 뿐이다. 부동산에 무지했고, 기회 보지 못했던 내 잘못이 컸다.


반면에 현 정부는 이 땅의 모든 다주택자들을 도매금으로 몰고 가고 있다. 무주택자들과 다주택자들 사이를 이간하는 느낌조차 들 정도다. [부의 인문학]이라는 책은 말한다. 다주택자는 시장에 주택을 공급하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그들로 인해 건설사는 주택을 공급하고, 그들은 그 주택들을 사서 지금 당장 집을 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집을 공급하는 것이다. 만을 그들이 집을 사지 않으면 주택 공급은 끊길 것이고, 무주택자들은 들어가 살 집조차 잃게 될 것이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자본주의 경제 체제와 경제 원리를 무시하는 정책이라고 비난을 한다. 그들보다 경제를 모르는 내 눈에조차 그렇게 보인다. 그게 과연 무주택자들을 위한 정책인지조차 의심스럽다. 다주택자와 무주택자 모두를 공멸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길일 수 있는데도 말이다.


오늘의 정책은 역사가 심판할 것이지만, 그리 멀리 보지 않아도 몇 년 후에, 지금 내 나이가 48세이니, 50세가 되기도 전에 그 폐해를 직접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때가 되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다음 정부로 넘어갈 것이다. 그러나 그 독배는 다음 세대로 넘어가기도 전의 나 같은 무주택자들이 고스란히 마시게 될 것이다. 실로 여당과 정부는 그 죄가를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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