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이름 | 너도 쓰니, 저도
Q. 가을이 나를 맞이하는 자세는? 질문하기
A. 모든 것을 의인화하여 생각하며 대답하기
가을은 떨어질 낙엽에도 울지 말라고 한다. ‘네 나이’로 시작되는 숫자 타령은 그만둬도 좋다고 한다. 순리대로 계절이 바뀐 것뿐은 아니지만 (모든 나라에 서 같은 시기에 같은 길이만큼 계절이 바뀌지는 않음) 나의 무언가가 성장되거나 새로움으로 바뀌든 그렇지 않든, 종교를 넘어 기뻐할 일 밖에 없다고 말한다. 가지지 못했던 것을 영영 누리게 될 것이라고 예찬한다. 그게 무어냐 몰라도 수확은 어김없이 등장할 것이라고 귀뚜라미 알린다.
가을은 편지를 쓴다. 편지의 지우개 가루가 낙엽의 일부였다고 고백을 사양한다. 연륜에 연륜에게 감사의 편지를 받을 지도/줄지도 모른다고 설렌다. 가을이 쓰는 말은 쉬운 분위기여야만 응원받을 수 있다. 그 사람, 그 단체, 그 기업. 단일화의 정신으로 나아가길 원한다. 겨울이 오기 전을 벌써부터 걱정하는 게 가을의 할 일이고 걱정의 기쁨을 알아주길 권한다.
가을은 독서는 없어도 책은 들고 다니라고 말했다. 약속의 의미보다 직접 챙겨주는 엄마의 마음으로 생각하길 바란다. 도시락에 밥은 있어야 한다. 가을은 도시락이고 책은 밥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연필로 어떤 것이든 소중하게 생각하길 잊힐 권리에 기억될 의무까지 머리 아파하며 울지 말고 으스러져도 활기차게 토해내며 남겨놓는다. 하나하나 만족스러운 성과가 나타난다. 책의 길이만큼. 영향력의 쓰임만큼.
가을은 문신이고 문제를 지운다. 해결할 수 있을 만큼만 딱 아팠다고 대신해서 전한다. 보기 흉해도 멋져도 가을에겐 필요해서 일을 시킨 거라고. 문신이 커져도 희미해져도 역시나 가을은 모른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의사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합법이 아닌 것이 가질 시간들이지만 ‘그건 인사가 빛을 내는 수단이야.’ ‘이거야말로!’ 무릎을 탁 치고 웃으며 가을은 정을 보낸다. /일기와 편지를 씀
오늘 이야기의 시작은 블로그 씨의 질문으로부터
From, 블로그씨
뜨겁던 여름이 가고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는 가을이 오고 있어요.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는 나의 자세는?
콤마만 잘 써도 글 읽기가 좋니!
칵테일, 좀비, 러브라는 책이 있다. 읽어 보진 않았지만 세 개의 단어는 흥미를 유발한다. 세 가지가 어떻게 엮였는가 하는 생각과 좀비물에 대한 인기와 언제나 사랑은 빠질 수 없는 나의 로맨틱한 마음이 어떻게든 섞어 책을 소유하고 싶게 한다. 콤마만 썼을 뿐인데 그 자체로 매력적인 책의 제목이 나온다. 블로그 씨의 질문도 그렇다. 블로그는 사람이 될 수 없고 ꜰʀᴏᴍ의 끝은 쉼표가 흔치 않다. 세 가지의 이상한 조합이 블로거를 하는 사람들에게 글을 계속 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콤마는 드라마 제목에서도 나타난다. ‘알고 있지만, ‘의 드라마 제목에 쉼표가 있었다. 나는 그 유명한 한소희 배우님이 출연하신 부부의 세계도 보지 않았는데…. 여기서 기억 남는 장면은 나비 모양의 문신과 골목길 장면과 기타 등등! 영화 제목에 쉼표나 마침표, 느낌표도 잘 못 봤는데 드라마에선 더더욱 처음 봤다. 흔하지 않은 영화인 거 보니까 내가 좋아할 만했는데? 감독님이 궁금해진다. 감독님이 하는 얘기가. 역시 쉼표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쉼표의 기능이 빛난다.
따뜻한 환대라는 경영철학을 글쓰기 철학에도
쉑쉑 버거의 회장 마이어는 따뜻한 환대라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끝인사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를 붙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태도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인사를 하게 되면 누군가는 반드시 예쁘게 본다. 따뜻한 환대가 인연이 될지도 모른다. 유튜버들의 영상 속에 ‘Thank you for watching’ 이 마지막 장면에 잘 팔리는 이유다. CD를 발매할 때 도 마찬가지다. 수상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감사의 말, 감사의 인사는 가장 예쁜 글 장식이다.
yup, but
‘감사가 좋지만 자주 하면 그것도 질리지 않나요?’ 질리는 것이 없는 것도 있다. 그것은 본인 기호에 맞는 차를 마시는 것과 아침에 눈을 뜨는 일과 부모님을 뵙는 일이다. 자주 감사하는 일이다. 매일의 일에도 늘 감사할 줄 알면 하루의 절반은 성공했다. 큰 성공은 재물의 성공이고 작은 성공은 건강을 되찾는 것이며 굉장한 성공은 아무 알도 일어나지 않는 것에 감사히 살아가는 것이다. 엄청나게 큰 성공은 본인만 알고 있는 때도 있다. yup, but…!
오타에도 감사한다면 창작가가 되는 거야
어떤 책 읽기는 본래의 뜻과 다르게 읽히기도 하며 어떤 듣기는 가사와 다르게 들릴 때도 있고 어떤 글 쓰기는 어떤 오타로 하여금 신조어가 탄생될 것을 예고하고. 오다망의 오타는 오당쥬였는데, ‘오당쥬’는 오다가 당근주스 마셨다 당근마켓 이용한다는 말을 넘어서 건강을 생각해 당근 주스를 마신다는 금방 만들어낸 말이다. 오늘 다이어트 망했다는 오다망에서 건강을 생각하는 또 다른 언어를 만든다.
와플로 글을 쓴다
와플(기기)로 글을 쓴다. 찍어내는 글을 쓴다는 뜻입니다. 반죽과 잼(+크림)만 있으면 와플이 됩니다. 경험과 글감(+주제)이 있으면 모든 것을 연결 지어 글 한편이 완성됩니다. 와플로 글을 쓴다는 말이 이런 뜻인지 몰라도 됩니다. 와플가게의 메뉴가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수만큼 많은 건 와플 안에 들어갈 재료가 아이스크림 이기 때문입니다. 글감도 아이스크림의 종류만큼이나 많다는 것을 알면 글을 쓰는 것이 더 이상 막막하거나 두렵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쓰고 싶은 것은 많은데 무엇부터 쓸지 모르겠어가 다른 고민이 되는 날도 올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