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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 야야뚜레 Jun 05. 2024

비선출에 스포츠 전공도 아니지만 축구판 뛰어든 이야기.

DIVE IN 9화. 노형탁 님

Q 1. 안녕하세요 형탁 님,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축구로 밥 벌어먹고 있는 축구쟁이 노형탁이라고 합니다. 플레이위드어스 스포테인먼트(Playwithus Sportainment)라는 스포츠마케팅대행사에서 FC서울, GS칼텍스서울 Kixx배구단, 아산 우리은행 우리 WON 농구단을 담당했었고, 에이치나인피치스튜디오(H9 PITCH STUDIO)라는 회사에서 대구 FC 킷스폰서였던 포워드(FORWARD)라는 브랜드를 담당하기도 했었습니다. 스포츠마케팅 쪽 일을 해왔고, 지금은 '핏투게더(Fitogether)'라는 회사에서 국내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2.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신다고 알고 있어요, 언제 어떻게 빠지시게 되었나요?


요즘은 정말 축구에 진심인 분들이 너무 많은데, 저는 그런 분들에 비하면 내세울 정도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축구 덕후라는 수식어가 달리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축구에 언제 어떻게 빠지게 되었는지는 정확한 기억은 없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주변에서 축구를 잘한다고 칭찬해주고 하니 어린 마음에 신나서 계속 축구에 빠져 살았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Q 3. 축구판에 처음 뛰어들게 된 건 알바였다고 했는데, 어떤 알바였고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제가 스펙이 좋거나 공부를 좋아라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고, 그런 사람들과 차별화를 할 수 있는 점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고, 좋아하는 축구와 축구선수들 바로 옆에서 일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우선 일단 그럼 스포츠산업현장에서 일을 해보자 하고 무턱대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었습니다.


축구장, 야구장, 농구장에서 비슷한 시기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홈경기 진행, 야구교실 진행, 용품 판매, 티켓팅, 현수막 설치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았었습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일이 없는 날에는 스포츠 행사나 다양한 행사 진행에 관련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습니다.

 


Q 4.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장단점이 명확할 것 같아요, 어떤 게 있을까요?


팬분들(고객)과 선수들을 가장 최전선에 맞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팬분들(고객)과 선수들의 피드백을 곧바로 맞이할 수 있고, 보람차고 재밌는 일도 많지만, 그만큼 갑작스러운 변수도 많고,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습니다. 사람을 대할 때 종종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고, 현장에서는 육체적으로도 힘든 부분들도 있습니다.

 

Q 5. 알바에서 정직원이 되기까지 결정하기 쉽지만은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다른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따로 안 하셨나요?


사실 처음 들어간 회사 대표님께서 저에게 입사 제안을 여러 번 해주셨었는데, 고민을 하다가 입사를 했습니다. 당시에 더 좋아 보이는 회사들을 가고 싶은 마음에 잠깐 고민했었으나, 지금 생각해 보면 사실 엄청나게 거창한 계획이나 큰 결심을 하고 회사에 들어가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해야 쉽게 질리지 않고, 지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대학교 졸업 전에 취업계를 내서 졸업을 편하게 할 수 있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대학교를 졸업할 때에는 흔히들 취업계라고 해서 졸업 요건을 다 충족하지 못하였어도 취업을 했으면 대체를 할 수 있었습니다.

 


Q 6. 스포츠 마케팅이란 게 광범위할 수 있지만, 따로 형탁 님이 이 분야와 관련하여 대학시절 준비하시거나 공부하셨던 것들도 있을까요? 


대학생 시절에 앞서 말했던 다양한 스포츠산업현장에서의 아르바이트가 가장 큰 공부가 되었고, 자산이 되었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제가 공부에 뜻이 있던 학생도 아니었고, 다녔던 대학교에서는 스포츠산업에 관련된 학과가 없었습니다.


20살 때 제가 잠시 방황을 했었는데, 대학교 갈 생각도 없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대학생이 되어 있었고, 학교에서는 거의 공만 차면서 친구들이랑 놀기만 했었습니다. 대학교 안에서는 그나마 조금이라도 연관 지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축구 동아리를 1학년부터 졸업할 때까지 하면서 회장을 했었던 부분 딱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Q 7. 꽤 긴 시간 축구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고 계신데, 지금 회사에 들어가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지금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 잠시동안 다른 회사에 있다가 회사 사업 방향과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맞지 않아 사직서를 쓰고 퇴사일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첫 회사에서 바로 옆 사무실이기도 했었고, TNT FC라는 축구팀 활동을 하며 알게 된 김태륭 이사님(현재는 외부 어드바이저)께서 입사 제안을 해주셨고, 면접을 보고 바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았죠 ㅎㅎ우리나라 스포츠산업, 축구산업은 참 좁은 것 같습니다ㅎㅎ

 


Q 8. 사실 축구 업계라는 게 진짜 축구를 사랑해서 뛰어드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하는데요. 좋아하는 것과 일은 또 다른 영역일 것 같은데, 실제로 겪어보니 어떠신가요?


제가 알기로는 통계적으로도 스포츠산업, 축구산업에서의 이직률은 다른 산업들에 비해 훨씬 높고, 근속연수는 짧고, 연봉은 적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표헌이 적합할지는 모르겠으나, 주변에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버티지 못하는 분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본인이 사랑하는 축구를 일로 대할 때와 취미로 대할 때는 많은 차이점들이 있습니다. 그 부분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지 않아야만 오래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축구산업도 수많은 직장 중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내가 다니는 직장 그 자체가 좋은 곳이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좋은 사람인게 가장 중요합니다ㅎㅎ 

 


Q 9. 지금까지 알바부터 시작해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데, 계속 이 판에 머무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단연코 제가 좋아하고 재밌어하는 축구 관련된 일이라는 점입니다. 참 단순하죠 ㅎㅎ 살아가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분 중에 하나가 회사 업무를 할 때인데, 제 성향상 좋아하지도 않고 재밌어하지도 않는 일은 열심히 하지도 않을 것 같고, 오랜기간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는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금방 지쳐 나가떨어질 것 같습니다.

 


Q 10. 축구 선수 출신, 스포츠 전공 등이 아니라고 했을 때 업계에 뛰어드는 게 겁도 나고 조심스러울 것 같아요. 형탁 님의 생각과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이 궁금해요.


보통 스포츠업계, 축구업계에서 선수 출신이거나 스포츠 관련학과가 우대되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요즘에는 융복합이 대세이다 보니 조금 덜한 감이 있지만, 그만큼 장점들이 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저는 어차피 제가 가지지 못한 부분들에서 불평을 할만한 여유도 없었고, 그러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들 더욱더 강조하고 어필하고 장점을 더욱 극대화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제 단점보다는, 계속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들에만 집중하고 나아갔습니다.


Q 11. 어린 분들 중에 막연하게 축구 쪽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이런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주제넘지만 강연자로, 면접관으로, 인스타 DM으로도 취업준비생 여러분들을 접할 기회가 종종 있었습니다. 제가 자주 해드리는 말 중에 하나가 제가 앞서 말했던 '차별화'입니다. 제가 취업준비생일 때보다 요즘 취업준비생 여러분들의 스펙과 능력들이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입사지원서나 자기소개서를 보면 대부분 비슷합니다. 내가 다른 지원자들과 무엇이 다르고, 왜 나여야만 하는지에 집중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 현장에서 먼저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분명히 책에서나 유튜브에서 볼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지원서에 스펙으로 한 줄 채우기 위한 것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Q 12. 앞으로 축구 쪽으로 어떤 커리어를 쌓고 싶으신지, 아니면 어떤 목표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두고 살아가는 스타일이 아니고, 아직은 현생에 치이고 살고 있어서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ㅎㅎ


하지만 먼 미래에는 쿠팡플레이시리즈와 같은 메가 이벤트를 직접 기획 및 운영해보고 싶기도 하고, 축구 구단의 대표나 단장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축구문화&산업 집합소?를 만들고 싶기도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은 여러 가지인데, 너무 먼 미래의 얘기인 것 같네요ㅎㅎ

 

P.S 

이 글을 읽을 누군가에게 자극이 되었으면 한다는 게 정말 좋은 취지인 것 같습니다. 축구산업, 스포츠산업에 관심가지는 사람이 많아지고 전체 시장의 파이가 더 커졌으면 합니다. 이러한 얘기들을 가볍게 재잘재잘 얘기하는 많은 자리들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소통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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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중학생 때부터 축구 기사를 쓰셨다고요?" - 류호진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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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화: "유망하고 어린 선수들을 돕고 싶어요." - 양동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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